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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트앤스터디 지식메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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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의 천재 모차르트, 과학의 천재 뉴턴과 아인슈타인, 수학의 천재 갈루아, 미술의 천재 피카소, 철학의 천재 비트겐슈타인... 단순히 조금 특출난 것만으로는 획득할 수 없는 천재라는 꼬리표- 이들은 과연 누구일까? 역사상 많은 천재들이 있어왔지만, 천재라는 개념 자체는 신 중심의 중세가 끝나고 인간 사회로 눈을 돌린 르네상스를 거쳐, 인간 주체성과 능력에 대한 찬양이 절정에 달한 18~19세기 유럽 시민사회의 성립과 더불어 등장했다. 당시, 시민사회를 이끈 계몽 정신은 유럽에서 저마다 다르게 발현되었으니, 프랑스가 대혁명을 일으켜 사회 구조 자체를 뒤엎었다면, 영국은 의회 민주주의를 통해 정치적 진보와 안정성을 동시에 성취했고, 두 국가에 비해 경제적으로 낙후되고 시민 계급의 힘마저 미약했던 독일은 통치 체제를 바꿀 수 없었기에 대신 학계와 예술계에서 사변적 형태로 계몽을 실천했다. 칸트와 헤겔의 독일 관념론과 괴테와 쉴러가 꽃피운 낭만주의 문학의 황금기는 이러한 계몽의 소산이었다. 이를 가리켜, 푸코는 계몽을 계몽의 의미(=반성적 사유)에 가장 걸맞게 성취한 곳이 독일이라 했던 것이다. 천재'라는 인식을 가능하게 해 준 이 시기 '천재 개념의 탄생' 과정을 들여다보자.
 천재하면 유독 예술가가 떠오르지만, 고전주의 시대만 하더라도 예술가의 덕목이란 '내면의 역동적 표현'과 같은 근대적 개념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었다. 아카데미에서 수학한 후, 자연에서 조화롭고 이상적인 비율을 찾아 내어 작품으로 모방하는 일종의 기술자가 예술가였던 것이다. 그러나 점차 이러한 자연 모방론에 대한 반발이 일어나, 17세기 프랑스에서는 천부적 재능(ingenium)을 가진 예술가, 당장은 대단하지 않더라도 추후 높은 경지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존재자에 대한 인식이 급부상했다. 비슷한 시기, 영국에서도 전례 없던 작품을 썼던 셰익스피어와 새로운 법칙을 발명했던 자연과학자들이 '발명가'로 인지되면서, 천재의 영어식 표현인 genius가 '상상력', '독창성'의 의미로 자리잡게 되었다. 학습으론 결코 얻을 수 없는 재능을 지닌 선택 받은 소수라는 천재 개념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천재 개념은 이후 독일에 유입되어 독일 관념론과 낭만주의 문학운동을 통해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진 후, 유럽에 역수출되었다. 우선, 칸트는 미적 경험이 분열된 독일 사회의 통합을 이끌 것이라는 믿음에서 예술에 주목하고 천재 개념을 학적으로 정립했다. 그에 따르면, 천재란 자연의 이상을 예술로 승화하는 존재 - 즉, 자의적인 느낌이나 감정이 아니라, 자연에 내재해 있는 신적 진리를 선천적으로 파악하여 작품화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상식에 부합되는 천재상은 뭐니뭐니해도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일으킨 질풍노도 문학 운동 [Sturm und Drang, 슈투름 운트 드랑]에 의해 발현되었다. 넘치는 상상력의 반향, 형언 불가능한 꿈틀거리는 힘의 표출, 자신의 한계를 부단히 초월하려는 주관성의 극단으로서의 천재! 당시, '천재 돌림병'이 독일을 휩쓸어, 젊은이들은 숙명처럼 우수와 고뇌로 가득 차 있었으며, 심지어 베르테르를 모방한 자살이 유행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창조적 천재 개념은 19세기 낭만주의 미술에도 이어져, 상상의 나래를 펼치지 않고 과거의 것을 단순 모방하거나 있는 그대로 그리는 사실주의 작품은 하찮은 것으로 경시되었다. 이러한 천재 개념에 의해 예술의 자율성과 인간 주관성의 발현으로서의 현대 예술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다.
오늘날 천재 개념은 '라면 끓이기의 천재', '방청소의 천재'처럼 익살스럽게 사용되거나, 컨템포러리 예술가들에 의해 부정적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인본정신의 바탕 위에서 성립된 '천재' 개념의 원 의미는 보다 숭고한데 있었다. 세계 운행의 비밀을 포착할 수 있는 천부적 재능으로 신적 정신을 작품화하여 감상자인 우리의 마음에 그 정신을 불어넣는 위대한 존재가 천재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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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도서 : 『미학의 문제와 방법』(미학대계간행회, 서울대학교출판부,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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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cowgirlblues (cowgirl@artnstud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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