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녀자들을 위한 안심가(安心歌)
한글로 지은 포교 가사집 <용담유사>는 동학의 기본 경전으로, 모두 9편의 가사를 싣고 있다. 이 중 안심가(安心歌)는 당시 사회를 불안해하던 부녀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지은 것으로, 천대받던 부녀자들의 덕을 칭송하고 여성에게도 좋은 시절이 올 것이라는 내용이다.
실제로 동학의 창시자 수운 최제우 선생은 당시로서는 매우 혁명적인 내용을 가장 먼저 자신의 부인에게 가르쳐주고 납득시켜 첫 번째 신도로 만들었다. 또 데리고 있던 노비 두 명을 해방시켜 가족으로 삼기도 했다. 이처럼 평등 사상에 입각한 동학은 여성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최초의 종교이다.

(전략)

한울님이 내몸내서 아국운수 보전하네
그말저말 듣지말고 거룩한 내집부녀
근심말고 안심하소 이가사 외어내서
춘삼월 호시절에 태평가 불러보세

▶ 향아설위
천도교의 제사의식은 향아설위라 하여, 내 안에 태초의 조상이 들어있고 또 그 조상 안에는 내가 이미 들어있다는 뜻으로, 제사 때 위(位)를 조상을 향해서가 아니라 조상이 깃들어 있는 제사자 자신을 향하게 둔다.

▶ 삼라만상을 잉태하는 여성
동학에서는 쌀 한 톨도 단순한 물질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천지의 협동력이 모여서 만들어진 하나의 세계이다. 그러므로 밥 한 그릇도 천지를 담고 있는 위대한 것이다.
내 안에 삼라만상이 있다는 동학의 사상은 여성들에게 매우 혁신적이다. 당시 핍박받거나 소외되고 제대로 된 이름 하나 없던 여성들에게도 그 안에 한울님, 조상, 우주 삼라만상이 담겨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이 아이를 가졌을 때는 새로운 천지, 새로운 우주를 모신 것으로, 몸과 마음가짐을 각별히 깨끗이 하고 조심히 했다. 아이를 갖는다는 건 삼라만상을 잉태한 것이기 때문에 여성은 매우 위대하고 창조적인 존재이다.
동학은 이처럼 개인의 존재와 생명을 높이 대접하고 모시는 종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