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엘스티르는 프루스트의 화자에게 시각 및 지각의 전환을 알려주면서 “보이는 것을 완전히 다르게 보게 하는 힘"을 깨우쳐준다. 그림, 회화란 우리가 그저 관객으로 볼 때와 직접 그려보면서 볼 때는 사뭇 다르다. 즉 사물의 본질을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보게 하는 경험 없이는 이해하기 힘든 상당히 중요한 견습과정이다. 사물의 본질은 결코 내 육안으로 보는 대로만 주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극히 관습적인 눈에 머물러 있고, 따라서 우리는 극히 관습적인 인식에 머물러 있다.
프루스트를 읽는다는 것은, 어쩌면 이런 관습적 시선과 인식으로부터 ‘디톡스’하는 과정일지 모르겠다. 인식의 오류를 깨닫고, 사물과 세상을 전혀 다르게 보는 눈을 얻는 기쁨의 유레카 때문 에 우리는 프루스트를 읽는다, 아니 읽어야 한다.
프루스트가 본 인상주의 혁명은 특히 발베크 소녀들과 알베르틴이 등장하는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에 주로 암시된다. 처음에는 집단 및 복수로 나타난 발베크의 소녀들에서 ‘알베르틴'이라는 인물이 ‘단수’로, 상징적으로 부각 및 수렴되는 일련의 시각 및 지각의 전환이 일어날 것이다. 따라서 '엘스티르-알베르틴'의 조합은 회화 및 예술의 견습이자 사랑의 견습(새로운 사랑 방식) 과정이기도 하 다.
이 강의는 우선 “인상주의란 무엇인가”, “프루스트 어떻게 읽을까”라는 제목으로 선행 학습을 하고, 이어 프루스트의 텍스트를 직접 발 췌, 자세히 해설 강독하며, 프루스트의 사유를 따라가 볼 것이다. 중간에 인상주의 그림들도 다수 인용될 것이다. 프루스트를 읽은 다 음에는, 내가 여태 보던 그림이 아닌` 혹은 지식으로 습득하여 머리로만 보던 그림이 아닌, 나 스스로, 나만의 방식으로 전혀 다르게 그 림을 보는 눈을 얻어가면 좋겠다. 그리고 그게 가장 중요한 덤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