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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문화의 방향
"Wohin aus?" 제2차 대전 직후 독일의 한 지성이 내뱉은 말이다.
정녕 21세기 문화는 '어디로 갈 것인가?' 하지만 문화-예술은 언제나 '열린
포괄'을 지향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21세기 문화는 세계화, 대중 문화, 정보화 및 가상 현실, 생명 복제 등 이른바
21세기적 문명의 주요 사항과의 끝없는 '길항' 속에서 열린 포괄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그런 탓에 문화 예술이 내장하고 있는 낙원주의와 유토피아 지향의 교차
융합을 통해 과거-현재-미래를 동시화하는 '통합적(unified) 상상력'은 과거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
영화 <블레이드 러너>
21세기의 정체성에 대한 논의는 적지 않았다. '자본-과학 복합체'(김병익), 정치적
독재보다 더 가공스러운 '기술 독재'(김종철), 뇌력 사회(이건희), 정보 사회(빌
게이츠), 문화 사회(앙드레 고르) 등 다양한 진단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21세기
문화 예술의 화두가 '잡종'(hybrid)과 '용해'(fusion)라는 점을 부인할
논자는 없을 듯하다.
▼ 빌 게이츠
문화
예술은 타 장르와의 교류와 대화를 활발하게 진행하는 상호 작용적(interactive)
복합 예술의 방향으로 활발하게 전개될 것이다. 분과 학문 체제 또는 장르 체제는 위기에
빠지며, 고급 문화와 대중 문화 사이에도 기존의 구분선이 흐려져 새로운 관계 조정이
일어난다. 고급 문화는 이제 더 이상 지배적 문화가 될 수 없으며, 전에 없는 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21세기
문화의 최대의 숙제는 '문화 산업화'에 달려 있다.
문화 산업화에 의한 문화의 상품화는 산업적 기계 생산을 거부하며 자율적
영역으로 남아 있던 예술의 상품화라는 의미가 크다. 가령, 최근 문화관광부가 정부
예산 대비 문화 예산 1%를 확보한 사례는 단적인 경우에 속한다. 이에 따라 '예술
이데올로기'(Art as ideology)는 문화 산업이라는 최대의 '적'을 만났는지도
모른다.
21세기는 또한 문화의 초민족화 현상을 더욱 부채질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문자 문화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 민족문화가 적지 않은 변동을 겪게 되는 것은 당연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문화 예술의 생산 과정에도 변동이 생기고 있다. '지식 기반
사회'로의 전환은 이른바 기획 능력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문화 예술은 문화의 세계관으로써 '정치의 세계관'을 교정하는
일을 멈추지 않고 꾸준히 전개할 것이다. <2000년 1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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