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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하, 또는 백주대낮을 활보하는 광기?
   김철 교수, '김지하 사상 = 파시즘' 논박
"김지하의 파시즘적 결합점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곳은
그의 재생 신화에 기초한 신인간론이다."

김지하 시인의 '국조' 단군 숭배 등의 사상 편력을'파시즘'의 시각에서 신랄하게 비판한 주장이 제기돼 이른바 김지하 현상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연세대 김철 교수(국문학)는 지난 17일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이 주최한 '현대 한국문학 100년' 심포지엄에서 발제문 '민족-민중문학과 파시즘 : 김지하의 경우'를 통해 이와 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발제문에서 "70~80년대 민족-민중문학이 빠진 모순과 배리에 한 극점에 김지하가 있다"면서 "자신의 명망과 문화적'권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최근의 김지하가 펼쳐내 보이고 있는 것은, 놀랍게도 그 자신이 오랫동안 맞서 싸워왔던 파시즘 바로 그것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근대-전체주의-파시즘'을 한 묶음으로 파악한 뒤, 김지하 시인의 '사상기행' (전2권, 실천문학사)을 중심으로 김지하의 파시즘적 결합점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나섰다.

김 교수는 '역사'를 말하면서 `역사'를 부정하고, 역사 바깥에서 역사를 전망하는 파시즘적 역사관의
분석을 통해, 김지하 시인은 `지금-여기'를 부정하고 있다고 호되게 비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김지하의 사례에서 보듯 민족-민중문학 진영의 이러한 현상은 '민족'과 '민중'에 대한 개념 규정이나 '반성'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우선 '싸우고 보는 것'에 치우친 나머지, "의심의 여지 없는 실체로서의 '민족'과'민중'에 대한 믿음"을 절대화, 실체화했다는 것. 그러니까 '민족'의 영원성, 단일성, 그리고
그것의 회복과 함께 '민중'의 순결성, 무구성, 위대함을 반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파시즘의
얼굴'을 갖게 되었다는 주장인 셈이다.

한편 김 교수의 주장에 대해... 최혜실(과기대)와 구모룡 교수(부산해양대)는 서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먼저 최 교수는 "김철 교수의 발제문은 '김동리와 파시즘'의 연장선상에 이뤄진 작업이다"면서 "김지하의 경우 '그냥 꿈꾸는 시인'으로 치부하면 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최 교수는 또 "발제자의 글에도 파시즘적 시각이 스며 있다"고 쏘아붙였다.

반면 구 교수는 "파시즘에 저항한 이론을 파시즘의 기원으로 보려면 여과 장치가 필요하다"고 전제,
"김지하는 파시즘의 강화를 의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또 "김지하보다는 우리 문인 중 파시즘에 협력한 문인을 연구하는 것이 낫지 않은가?" 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철 교수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 교수는 "김지하의 경우 단군 실존설을 제기함으로써 '상상력'을 옥죄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이어 "'우리는 특별하다'는 발상이야말로 큰 문제가 된다"고 못박았다.

이날 토론을 계기로 최근 김지하 시인의 행보와 관련, 본격적인 논쟁이 제기될 전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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