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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문화가 있는 풍경 / 문화 탐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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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통일문학'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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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채택된 역사적인 공동 선언문은 정녕 감격적인 역사의 한 도약이었다.
반세기가 넘도록 유례 없는 허위 의식의 제도화 과정을 겪어야 했던 우리의 냉전적 인식은 혁명적 전환을 맛보아야 했다.
그랬다. 그것은 "역사는 인간 이상의 현실화 과정이다"(강만길 교수)라는 도저한 낙관주의의 승리였다고 할 수 있다.
이로써 우리는 비록 늦었지만, '평화주의'를 정착시키는 방향으로 21세기사의 서론을 쓰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분단과 전쟁으로 인한 분단체제는 길어도 너무 길었다.
그 결과 숱한 '비극'의 얼룩들이 남한의 분단 문학에 묻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분단 문학이 저 6·25 전쟁의 소재화만을 지칭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38도선으로 갈라진 8·15 해방에서 그 기원을 찾아야 마땅하다.
해방 공간에 발표된 [← 염상섭]의 장편『효풍』의 의미는 작지 않다.
1948년 <자유신문>에 연재된 이 작품은 단선 반대 남북 협상 지지 국면을 맞아
'민주주의적 통일정부 수립'을 작으나마 구현했다는 점에서 최근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아니올시다. 천만에요. 애국주의자일 따름입니다. 모스크바에도
워싱턴에도 아니 가고 조선에서 살자는 주의입니다"는 작품 결말의 진술은
최근의 남북 관계의 변화와 관련해 묘한 울림을 자아낸다.
분단 문학의 경우 세대론의 차원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참전 세대와 유년기 체험 세대 그리고 전쟁 미체험 세대의 작품 사이에는 분명한 낙차가 있다.
참전 세대의 경우 최소한의 성실한 증언 이상을 기대하기란 어려웠다고 할 수 있다.
전쟁과는 무관한 듯한 일상의 나날을 그렸던 염상섭의 장편『취우』(1952∼1953) 정도를 꼽을 만하다.
분단 문학의
작품적 성취는 민족사의 좌표를 제시한 4·19혁명의 영향 아래 씌어진 최인훈의『광장』에 이르러
한 성취를 낳게 된다.
주인공 이명준을 통해 남과 북의 동시적 관찰을 통해 분단이 야기한 '소외'의
보편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요한다.
필화를 부른 남정현의「분지」(1968)와 더불어, 1970년대 이후 유년기 체험
세대에 의해 본격화된다.
[← 윤흥길]의 '장마'와 '낫', 이청준의 '소문의 벽',
'흰옷', 황석영의 '한씨 연대기'와 최근작 '오래된 정원', 홍성원의 '남과 북',
전상국의 '아베의 가족'을 비롯해 최인훈의 '화두'와 이호철의 '남녘사람
북녘사람' 등에 의해 구체적인 결실을 맺게 된다. 박완서의 '엄마의 말뚝',
송기숙의 '당제'등도 잊을 수 없는 작품들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이른바 '좌익 2세' 문인들의 글쓰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이문구 ↓], 김원일,
김성동, 이문열 등 '좌익 2세' 문인들은 아버지의 원죄를 다양한 차원에서 변주했다.
귀향 모티브가 특징적인 장편『노을』과『겨울 골짜기』을 거쳐『불의
제전』으로 분단과 전쟁의 상처를 휴머니즘 차원에서 결산하고 있는
김원일,『관촌수필』을 통해 전후 농촌풍경을 묘사한 이문구, 수난사의
관점에서 좌익 아버지의 죽음과 정신적 방황을 묘사한『풍적』의 작가
김성동,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대한 원죄의식을 다룬 장편『영웅시대』와 대하소설『변경』그리고「아우와의 만남 등의 작품을 발표한 이문열.
특히 이문열의 경우 김성동·조정래와 가장 대척점에 있다는
점에서 지난 1980년대에 적잖은 이념논쟁의 대상이 되곤 했
다.
[← 조정래의『태백산맥』]은 분단 문제의 소설화에서
최대의 성취로 기록된다.
비극적 개인사와 반공 이념에서
벗어나 분단 극복의 시각과 왜곡된 역사의 수정을 전면화했기
때문이다.
권운상의 '녹슬은 해방구'는 이른바 '빨치산 문학'
을 그렸는가 하면, 미체험 세대 작가 김하기의 중편'완전한
만남'은 비전향 장기수의 옥중 생활을 그려 금기의 소재를
뛰어넘었다.
전쟁 미체험 세대의 경우 장편적성취는 별로 없지만, 임철우의「아버지의 땅」을 비롯 이창동의「소지(燒紙)」,
김영현의「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 최윤의「아버지 감시」등의 작품이 있다.
이제, 분단 문학은 최근의 상황을 맞아 통일 이후의 시대를 대비하는 '기억의 문학'으로 가야 할 듯하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통일문학전집』 간행과 <남북 작가회담>이 논의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민족을 상상하고 통일을 꿈꾸는 것에서 한발짝 나아가 민족 공동체의 동질성과 민족 화합에 기여하는 '통일 문학'의 길이 이제야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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