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과 러시아 허무주의
짧은 강의일수록 구조가 분명해야 합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과 러시아 허무주의」에서는 물음, 개념, 사례, 판단의 네 걸음을 또렷하게 밟습니다. 주제를 넓게 훑기보다, 좁은 자리를 깊이 파는 구성입니다. 세부 논점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삶과 작품의 개요’ → ‘1860년대의 러시아가 반영된 『악령』’ → ‘『악령』의 인물의 특징’ → ‘『악령』의 화자와 공간의 특징’으로 짜여 있습니다. 개념 하나를 세우는 데 필요한 만큼의 역사와 맥락이 함께 따라 붙습니다. 들으면서 메모할 만한 지점이 분명해, 짧은 시간에도 남는 것이 있습니다. 핵심 개념을 자신의 말로 옮기고, 다른 사례에 적용해 무엇이 새로 보이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핵심 개념을 자기 문장으로 다시 정의해 보면 이해의 정도가 정확히 확인됩니다.


"길을 잘못 들었어, 이제 어떡한담.

아무래도 악령이 우리를 들판으로 내몰아서,

사방을 헤매게 만드나 봅니다요."

 

"… 악령들은 자기들을 그 돼지들 속으로나 들어가게 해달라고 간청하였다.

예수께서 허락하시자 악령들은 그 사람에게서 나와 돼지들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돼지 떼는 비탈을 내리 달려 모두 호수에 빠져죽고 말았다."

 

(도스토예프스키 저, 『악령 상』, 김연경 역, (열린책들, 2000))


 

도스토예프스키는 대체 이 '악령'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가장 거친 만큼 가장 사회풍자적인 작품, 『악령』

열렬히 주목받았던 『죄와 벌』에 비해 『백치』에서 싸늘해진 독자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도스토예프스키는 러시아의 현실 문제를 파고드는 데 더욱 몰두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탄생한 작품들 중 하나가 바로 『악령』. 『악령』에서 그가 파헤치고자 한 것은 당시 러시아 사회에 팽배해있던 허무주의였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시선에서 서구적 합리주의, 무신론 등으로 민족 정체성이 무너지던 당시의 러시아는 이 작품에서 악령처럼 떠돌다 죽어가는 인물들을 통해 적나라하게 재현된다.

 

 

러시아를 향한 도스토예프스키의 사랑

『악령』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은 결국 일련의 배신으로 인해 대부분 죽음을 맞이한다.

그러나 우리는 살아남은 인물들로부터 도스토예프스키가 러시아의 정신이 다시 깨어나길 기대하는 것 또한 읽어낼 수 있다. 자신의 어두운 삶 속에서도 굳건히 지녀왔던 긍정과 의지가 러시아를 향한 애정으로도 확장되면서 『악령』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 러시아를 향한 사랑만큼, 무거웠던 그의 고뇌를 역사적 배경과 함께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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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문헌
도스토예프스키, 『악령』
  • 회 차
  • 제 목
  • 시 간
  • 보 기
  • 1교시 - 도스토예프스키의 삶과 작품의 개요
  • 19분
  • 2교시 - 1860년대의 러시아가 반영된 『악령』
  • 22분
  • 3교시 - 『악령』의 인물의 특징
  • 18분
  • 4교시 - 『악령』의 화자와 공간의 특징
  • 16분
  • 주요내용
  • - 도스토예프스키의 생애와 작품관
    - 슬라브주의와 서구주의의 대립
    - 『악령』의 구성과 문학적 장치의 의의
이병훈 (아주대학교 교수)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모스크바국립대학에서 러시아 문학으로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주대학교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같은 대학 의대에서 ‘문학과 의학’을 강의하고 있다. 잡지 『문학과 의학』의 편집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번 호
  • 제 목
  • 작성자
우수 도스토예프스키.. 박*모
죄와 벌을 매우 지루하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소설을 안보고 강의를 듣는게 맞나 싶지만
강의를 먼저 듣고 소설을 보려 합니다.
직장생활하다 보니 소설을 읽은지가 벌써 천만년쯤 되었나 봅니다.
우수 박노자 선생 조*정
예전에 읽은 박노자 선생 글에 따르면 도스토예프스키는 한국에서 과대포장되었다고 하더군요. 그 이유는 기억나지 않는데 다만 문학가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한 박노자 선생의 악평만 기억에 남네요. 역시 인간의 기억은 좋고 나쁨의 정보를 매우 강렬하게 기억하도록 진화되었나 봅니다. 그 평이 유효한지 확인할겸 강좌를 들었습니다. 이제는 그의 책을 볼까 합니다.
우수 러시아의 정서 성*우
러시아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왠지 서정적이고 우울한 느낌이 있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도 읽으며 어둡고 긴 시베리아의 겨울이 연상됩니다. 악령은 아직 안읽었는데 강좌가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4 깔끔한 강의 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