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네틱스는 이미 우리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에어컨이 온도를 감지해 스스로 조절하고, 알고리즘이 사용자의 반응을 학습해 콘텐츠를 추천하며, 몸이 체온을 유지하는 방식 — 이 모든 것이 되먹임(feedback)과 제어라는 핵심 원리로 설명된다.
이 강의는 튜링·섀넌의 정보·계산 이론에서 출발해 위너의 피드백 제어, 푀르스터의 2차 사이버네틱스, 마뚜라나·바렐라의 오토포이에시스, 루만의 사회 시스템 이론까지 — 하나의 연속된 사상사적 흐름으로 꿰어낸다. 마지막 6강에서는 오토포이에시스와 스피노자 철학의 접점을 특강으로 다룬다.
수식보다 '왜 이 이론이 등장했는가'라는 문제의식과 역사적 맥락을 먼저 짚는다. 이론의 탄생 배경을 알면 내용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수학·컴퓨터과학·생물학·사회학을 가로지르는 초학제적 여정. 분산된 지식의 파편들이 하나의 일관된 계보로 연결된다.
강사는 "전부 이해 못 해도 괜찮다"고 말한다. 맥락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전체 그림이 보이는 경험을 만들어준다.
오토포이에시스와 스피노자의 '아펙투스·내재성'이 어떻게 만나는지를 다루는 응용 특강으로 사유의 폭을 확장한다.
사이버네틱스는 기계를 제어하는 기술이론이 아니다. 생명이 무엇인지,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지, 사회는 어떤 방식으로 스스로를 유지하는지 — 이 모든 물음에 하나의 일관된 언어로 답하려 했던 20세기의 거대한 지적 모험이다.
이 강의를 마친 뒤 인공지능 뉴스를 접할 때, 루만이나 들뢰즈의 텍스트를 다시 펼칠 때 — 분명히 이전과는 다른 눈으로 읽히게 될 것이다. 그것이 이 강의가 선물하는 가장 실질적인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