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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산주의 문화사 - 남만춘, 김만겸 편
일제 강점기와 해방 직후의 공산주의 사상과 운동의 역사는 오랜 동안 금기 속에서 잊힌 역사였다. 박노자는 그 망각의 역사를 다시 끌어내 우리 앞에 생생하게 풀어 놓는다. 세계인으로서 당대의 지성사에 정통하며 조선인으로서 ‘지금, 여기’의 문제를 고민했던 이들이 우리의 현재에 말을 건넨다.
수강료 : 9,000원 (적립5% : 최대450 원)
강사 : 박노자
구성 : 총 1강
교재 : 강의록 제공
수강 기간 : 6개월
지원사항 :
제작년도 : 2019년 ( 고화질 )
총 2명 참여
 
박*수 님
신남철, 박치우, 임화, 김명식, 양명, 최성우, 김만겸, 남만춘, 한위건, 허정숙. 많은 사람들에게 낯설 이 이름들은 한국사에서 결코 지워질 수 없는 역사적 흐름과 열정을 가리킨다. 식민지 시기부터 해방 직후까지 한국 공산주의 운동과 사상을 만들어 간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서구의 철학과 국제 정세에 밝았던 당대의 지성인으로서 조선의 현실을 누구보다 더 냉철하고 뜨겁게 사유하려 했다. 박노자가 불러낸 그들의 삶과 목소리는 우리의 현재에도 새로운 울림을 만들어내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이번 강좌에서는 독립운동에서도, 공산주의 운동 계보에서도 주변인에 머물렀던 좌익 디아스포라 계보의 핵심 인물 남만춘과 김만겸을 다룬다.

누구도 하지 않았던, 그러나 누군가는 했어야 할 이야기 – 한국 공산주의 인물사


식민지 시기와 해방 직후는 사상의 계보라는 관점에서 볼 때 풍요로운 시대였다. 극좌에서 극우까지의 넓은 스펙트럼 안에, 전모를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흐름의 사상적 운동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안에서 공산주의의 역사는 오랜 동안 금기 아래서 망각된 역사였다. 

물론 김준엽, 김창순의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 5권이 있었지만 이젠 찾아볼 수가 없고, 최근 개정, 완역된 스칼라피노와 이정식의 기념비적인 저서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는 불온도서로 지정된 이력이 무색하게도 시대적 한계와 반공주의적 색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이 두 책 모두 개설서를 의도한 연구서라는 점에서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로부터 벗어나 있다. 

살아있는 역사가 되기 위해서는 그 역사의 주역들이 살아있는 인물이 되어야 한다. 과거의 흔적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우리에게 말을 걸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존재여야 하기 때문이다. 바로 그 결여와 공백을 채울 수 있는 강의를 들고 박노자가 오슬로에서 찾아왔다. 매년 상하반기 2강 씩, 2년에 걸친 강좌다. 


좌익 디아스포라의 계보를 찾아서


이번 강좌에서 다루는 대상은 이르쿠츠크파 공산당에 소속되어 있던 남만춘과 김만겸이다. 이들이 가진 공통점이라면 우선 러시아 국적을 갖고 있던 재러 한인(원호인) 2세대라는 것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뭇 다른 출발점에서 시작했던 이 두 사람의 삶의 경로가 점점 수렴해 갔던 것도 소수자이자 주변인이라는 디아스포라적 상황 때문이었다.

이들은 독립운동의 계보에서 주변부에 위치한다. 흔히 독립운동가들 중 좌익이나 공산주의자로 분류되던 이들이 대체로 친소, 친좌익적 민족주의자였던 반면, 남만춘과 김만겸은 이들과 대립한 정통 공산주의자들이었기 때문이다. 소비에트 러시아 내에서 소수민족에 속한 이들은 초좌파적 급진주의 노선을 따르며 민족주의를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소비에트 러시아에서 소수민족 대표자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이들은 한반도 내부의 문제로부터 멀어진 후 스탈린에 의해서 간첩으로 몰려 몇 단계에 걸쳐 숙청당한다. 이들의 노선은 스탈린이 바라는 소비에트 국가주의에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들은 러시아에서도 지워진 주변부의 위치에 놓였다. 

주변인이나 경계인이야말로 오히려 새로운 사상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주류와는 다른 시각에서 급진적인 태도를 견지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디아스포라의 논리가 남만춘, 김만겸 같은 이들을 새롭게 만날 수 있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어디서도 들기 힘든 계보를 복원하는 박노자의 강의는 짧지만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전한다.


역사의 복원과 기억의 정치학


한국의 공산주의 문화사와 그 인물들을 돌아본다는 것은 좌파의 입장에서 신자유주의적 파시즘과 대결하려는 사람들에게만 유의미한 일은 아닐 것이다. 금기시되고 억압된 역사를 되살리는 작업은 결국 우리 자신의 온전한 정체성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의 문제와 대결하는 것은 어느 세대에나 공통된 과제이기에, 앞선 세대의 사유와 실천은 다음 세대의 출발점이자 영감의 원천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강좌는 단지 지워진 반쪽의 초상을 복원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의 현재를 다시 보게 해 줄 새로운 영감과 자양분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제1강 남만춘과 김만겸 : 식민지 조선의 모순을 분석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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