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이 말하는 나'
자기중심에 대한 생각이 강하다. 자아가 강하고, 때문에 자기가 생각하고 납득이 간 일에 대해서는 꾸준히 한다. 자기 동기가 중요한 사람이다. 그 일로 육체와 정신의 건강을 유지하려고 보이기도 하지만, 도피하려는 경향도 강하다. 사고와 감정을 양가적으로 사용하는데, 합리적으로 사고하려고 한다. 이 때 합리적이라는 것은 잘 수용하지만 수용하는 틀이 있다는 점이다. 자기표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자신의 삶을 표현하고 싶어 한다.

▷'내가 생각하는 나'
이야기 듣는 걸 좋아한다. 의외로 세심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무심하다. 예를 들어, 처음 만나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을 주의 깊게 봤다면 그 사람이 그날 어떤 옷을 입었는지, 어떤 가방을 매고 왔는지, 어떤 자리에 앉았는지도 기억한다. 하지만 정작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사람 말고 주의 깊게 보지 않았던 사람은 있었던 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력이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 음식을 먹을 땐 맛보단 식감이 더 중요하다. 게으른 사람이라 마감 날을 정해두는 게 정말 중요하다.

▷ 아트앤스터디 또는 인문숲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글을 쓰는 것에 대해서 관심이 있었고, 더 많은 사람들과 감상이나 생각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평소에 하고 있었습니다. 트위터에서 어떤 분이 리뷰어를 모집한다는 링크를 공유해주신 걸 봤습니다.
아트앤스터디라고 하면 인문학 강좌라고만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리뷰어를 지원하게 되면서 좀 더 살펴보게 되고, 여기에서 하는 강좌들을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형식도 분량도 없는 자기소개서를 필요로 하는 곳은 어떤 곳인가 하면서 생각하던 때가 인문숲과의 인연이 처음으로 시작된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듣고 있는 강의의 매력은? 어떤 분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사실 지원한 강의 중에서도 들어보고 싶지만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정말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한자로 된 말을 의식도 없이 쓰지만, 정작 그 뜻에 대해서 제대로 모르는 것처럼 강의에서 다루고 주된 텍스트가 되는 글자는 생각보다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한자는 解(풀 해)자인데, 소의 뿔을 칼로 세세하게 도려내는 것이 푼다는 의미라고 어디에선가 듣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한자는 퀼트 같아서 하나의 그림에 이야기들의 조각들이 모인 것만 같습니다. 그렇게 한자 하나하나를 읽고, 고문진보를 읽게 되면 글자의 풍부함과 함께 글의 맛을 알 수 있는 것이 어렵지만 또 계속 파고 들어가고 싶게 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자를 잘 아는 사람이든 잘 모르는 사람이든, 앞길이 막막한 사람이든 지금의 삶의 흐름에 만족하는 사람이든 그 누구든 이 수업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고문진보를 읽다보면 작자가 강조를 하지 않아도 나에게 크게 와 닿는 문장들이 있습니다. 그 문장은 나와 수업을 같이 듣던 바로 옆자리 사람과도 다를 수 있고, 강의를 해주는 선생님과도 다를 수 있습니다. 각자의 문장이나 각자의 글자를 찾아갈 수 있는 시간인 것 같아서, 누구에게든 추천해주고 싶긴 합니다.

▷강의 중에 뇌리에 콱! 박힌 선생님의 명언 한 마디가 있다면?
모든 글자는 모두 동사가 된다.

▷올해 꼭 이루고픈 한 가지는 무엇인가요?
올해에는 작년보다 좀 더 건강해지고 싶은 목표가 있다. 건강은 추상적이면서도 구체적인 목표다. 왜냐하면 몸이 건강해지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지만, 운동만 한다거나 몸에 좋은 음식만 먹는다고 건강해지는 건 아니다. 또 몸이 건강하기 위해선 마음이 편안해야 하는데 마음을 편안하게 유지하는 것도 졸리면 잠을 자면 되는 것처럼 단순한 해결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건강이 중요한 이유는 건강해야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몸이 아프고, 마음이 아프면 주위를 볼 수 없고 주변에 대해서 생각할 수 없다. 건강하지 않은 불편함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또한 새로운 일이나 기회나 목표가 있다고 해도 할 수 없을 수도 있다. 그 기회나 목표가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올해는 안 해봤던 것, 그래도 해보고 싶었던 것들에 손대보고 시도해보려고 하는 해다. 그래서 그런지, 올해는 작년보다 더 건강해지고 싶다.

▷최근의 관심사에 대해 들려주세요.
어떤 일을 하더라도 시작을 하면 한 3년 정도는 끊김 없이 하는 편이다. 지금 다니는 대학교도 3년이 지났는데, 이제는 배운 것과 하고 싶은 것 그리고 그 두 가지를 가지고 내 미래를 어떻게 그려나갈지가 고민이 된다. 그래서 요즘의 관심사는 내가 뭘 하고 싶은 지이다. 굉장히 추상적인 말인데, 사실 들여다보면 자전거를 타다가 한참 더 타고 싶어지면, 신호등이 바뀌는 방향을 따라서 지도 없이 가고 싶은 곳까지 가보는 일이다.
즉 나에게 일어나는 순간의 감정이나 욕구를 지나치는 게 아니라 그 욕구에 따라서 해보는 일이다. 남들은 토익에 자격증에 내일을 준비하는데, 지금 이 과정이 시간 낭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그것도 나중에 하고 싶어지면 그게 동기가 돼서 할 수 있을 것 같다. 뭘 해야 될지 모르겠기 때문에, 내가 당장 뭘 하고 싶어지는지가 최근에 관심사다. 뭐든 해보고, 시도해보고 싶다.

▷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다면?
글자를 함께 읽고, 한 문장과 한 글자에 대한 이야기를 강의 중에 나누다보면 정말 ‘함께’ 공부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내가 느낀 문장, 내가 느낀 글자와는 다른 느낌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고, 느낄 수 있는 폭이 넓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