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원「늙은 창녀의 노래」
《문예중앙》 1993년

3. 플롯구조
현재-과거-현재

4. 시점
1인칭 주인공 시점

5. 문체의 특징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의 리듬감과 눈에 보이는 듯한 생생하고 감각적인 묘사. 아련함이 서린 구슬픈 노래를 듣는 듯한 문장.

6. 묘사력
- 꿈에, 참 많이도 고향을 봤지라우. 근디 꿈만 꾸먼 꼭 고향은 봄이어라우. 아매도 나가 고향을 떠날 때 봄이어서 그란 모냥이오. 참꽃은 참꽃대로 온 산에 발갛게 타고, 논에는 자운영이 무신 공단이불모냥 질펀하게 깔레서 분홍빛으로 피어나는디, 저 아래 바다 쪽으로는 유채꽃들이 덩달아 피어서, 오메, 밤에도 마치 횃불을 킨 것맨키롬 환했어라우. 글다가 꽃들이 한끄번에 벙글어져서, 살구나무, 앵두나무, 복숭나무, 배나무, 사꾸라나무, 그렇게 나무란 나무에 모다 꽃이 피어갖고 마침내 꽃사태가 나먼, 오메, 가심이여, 멀리서 색깔만 봐도 가심부터 우선 벌렁벌렁 뛰놀던 그 환한 꽃들이 시방도 눈에 선하요. (…) 어디 야들야들하기만 했간디요. 심들도 좋아서 일들은 또 얼매나 잘했는디라우. 산에 가먼 참꽃은 참꽃대로 입가생이가 벌겋게 따묵음시롱도 솔가리나 갈퀴낭구는 낭구대로 머릿짐으로 한짐씩 해갖고 내레오고, 밤이먼 한방에 모여서 수틀을 붙들고 앉아 모본에 따라 학을 날아올리고 또 원앙을 짝지어줬지라우. 그람서 안직 논일이 시작되기 전에는 하지감자 모종이며 꼬치 모종에서부텀 봄남새들 씨 뿌리는 밭일에까장 매달리기도 했지라우. 그렇게 흙을 만지다보면, 삼동 내내 얼었던 흙이 풀레갖고 거그서 나는 흙냄새는 무신 생콩 비린내 비슷함시롱 쇠여물 냄새도 쬐깜 섞인 것 같어갖고, 그거이 얼매나 상큼했간디요.

- 오메, 쩌그 창문에 있는 보름달이 뿌얀 걸 봉께, 나가 아직까장 울고 있었든 모냥이요잉.

6. 묘사력
- 고향에 너무도 가고 싶은 마음과 처지 상 갈 수 없다는 마음이 동시에 떠오르는 괴로운 심리 묘사

- 내 애기 땜시 나도 바로 그런 여자가 되�慧쨉�, 나 목심이 붙어 있는 한 우찌게 애기를 띤단 말이요? 애기가 뱃속에서 폴딱폴딱 뛰노는 거이 느께지먼, 오메, 황홀한 거! 기냥 머이냐, 꿈꿀 때먼 언제나 고향에 지천으로 피어나는 참꽃이나 자운영이나 유채꽃맨키롬 천한 나 몸뚱아리까장 벌겋게 혹은 노랗게 꽃물이 들어갖고 가슴까장 벌렁벌렁 뛰드란 말이요.

7. 에피소드 적절성
<늙은 창녀와 손님의 만남>
- 참, 손님. 주제넘게 손님한테 한가지 여쭤보고�塚� 것이 있는디, 괜찮겠능게라우? 뭣이냐고라우? 글씨요. 벨건 아니구만이라우. 그래도 손님 얼굴을 봉께 멜갑시 궁금해지느만이라우. 멋이냐면, 그랑께, 왜 해필이면 손님이 나같이 나이 묵은 여자를 찾는다요? 찾으면 안된다는 것이 아니고라우, 젊고 이쁜 아가씨들을 놔두고 해필이면 나이 묵은 여자를 찾응께 한번 해본 소리여라우. (155p)

<창녀촌으로 들어오게 된 계기>
- 왜 방직공장에 안 가고 일로 오게 되�惠캅瓷璨�? (167p)
- 집에서 도망나와갖고 서울로 갈라고 송정리역에서 기차를 지달리고 있는디 점잖게 생긴 아자씨가 나한테 오등만 말을 겁디다. (167p)
- 그래도 처녀가 복이 있어갖고 나 같은 사람을 만난 거여. 저 사람들도 나한티는 꿈쩍 못항께. 나가 뭐이냐면 청소년 선도위원이여. 처녀는 청소년 선도위원이 뭔지 몰르제? (169p)
- 아자씨, 그라먼 아자씨가 나도 취직을 시케주실 수 있단 말이요? (169p)
- 그라고 나서 아자씨는 역전에 있던 나쁜 사람들을 따돌래야 한담서, 그랄라먼 우선 서울하고 반대짝으로 가야 한다고 목포로 가는 기차를 탑디다. 저녁 무렵에 기차를 탔는디 목포에 내링께 깜깜한 밤이 되야뿌렀습디다. 그 아자씨가 오늘은 너무 늦어서 암디도 못 가고 쬐깜 있으면 통행금지가 시작�縕껭� 암디서라도 하룻밤을 보내야 한담서 나를 데꼬 역전 앞에 있는 골목으로 가덜 않겄소? 꼬불꼬불하게 생긴 골목을 이리 돌고 쩌리 돔서 한참을 가등만 그 아자씨는 어떤 여관으로 마치 자기 집에 온대끼 혼자서 불쑥 들어가뿌러라우. (170p)
- 을마나 지났을까, 뭐이 이상해서 눈을 떠봉께 그 아자씨가 내 옷을 벳기고 있습디다. 오메, 아자씨, 하고, 나가 소리를 질를라 그랑께 그 아자씨가 손으러 나 입을 막등만요. (171p)
- 우찌께 되�暳瑩側？� 나한티는 그 아저씨가 첫 남자가 아닌게라우? (…) 이왕 말이 나왔응께 말이요만, 이런 디 있음서도 나가 딱 한번 사랑이란 것을 해봤는디 그 사람이 누군 중이나 아요? 바로 그 아자씨였어라우. (172p)

<네다바이와의 재회>
- 그만둘라먼 언제든지 그만둘 수도 있을 때였소. 그때 그 아자씨가 오랜만에 이 골목에 다시 왔어라우. (173p)
- 나 펭생에 딱 한번 소원잉께, 나하고 단 한달만이라도 살림을 하자고라우. 나도 남들모냥 남펜이라고 불러보고, 그렇게 남펜이란 사람한테 삼시 세끼 밥해주고, 빨래해주고, 또 그렇게 애기도 나고�醮鳴� 함서라우. 그 아자씨사 막상 갈 데도 없는디 호박이 넌출째 굴러왔겠제라우. 근디도 그 아자씨는 승낙하기 전에 한 가지 못을 박습디다. (…) 난중에 딴 소리 하는 것은 아니제? 나가 발걸음을 안해서 그렇제 이래봬도 가정이 있는 몸이시. (174~175p)
- 그렇게 참말로 무신 꿈겔 같은 시간이 흘러갔는디, 그라다봉께, 오메, 나 같은 것도 떠억하니 애기를 배덜 않겄소? (176p)
- 첨에는 참말로 애기를 나야 하겄냐먼서 쭈빗쭈빗하등만, 나가 먼 일이 있어도 기연시 날 거이라고 항께, 그 인사가 차침 드러내놓고 싫은 소리를 해라우. (176p)
- 하루는 골목을 돌아댕김서 손님 방마둥 김밥이랑 박카스를 폴고 밤늦게 집에 와봉께 그 인사가 없어라우. 바안이 어지럽헤져 있고 그 인사 옷도 안 보예서 얼렁 옷장을 열어봉께 이녁 옷은 다 없어져부렀등만요. 들고 나가 이 담에 애기를 나먼 쓸라고 애먼글먼 모다논 돈뭉치도 없어져불고라우. (177p)
- 근디, 근디, 그렇게 좋아서 금자동아 은자동아, 얼르고 달램서서 열달을 채와갖고 애기를 낳아봉께…… 시상에 그거이 뭔 일이다요. 애기가, 내 애기가, 죽어갖고 나왔소. (178p)

8. 주제
상처받고 소외받은 사람이 상처받은 다른 사람을 어루만져주는 인간애. 사랑. 휴머니즘.

9. 제목
‘늙은 창녀’라는 설정 자체가 호기심을 촉발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내용을 끝까지 읽고 났을 때 그 제목이 내용과 호응됨을 다시 느끼게 된다.

▲ 감각적이고 야생적인 문체의 강렬함이 큰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