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강 신화와 이성

◆ 신화로부터의 탈출

※ 학습목표

과학과 이성이 강조되는 철학의 출발인 신화로부터의 탈출에 대해 알아본다.

▲ 운명을 별들에게 물어볼까

운명을 별들에게 물어볼까. 이성과 반대되는 요소, 반이성 혹은 초이성에 대한 문제다. 오늘날처럼 이성이 감옥이나 화형대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통용된 때가 없다. 17세기 이후 근대는 이성이 지배하는 시대다. 20세기 이후에 이른바 모더니티, 근대, 현대라는 시대는 이성의 시대다.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서문에서 비판의 시대가 되었다고 한다. 오늘날이 그래서 이성이 지배하는 시대인데 그렇다고 이성이 송두리째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 이성 아닌 것도 인간 삶에서 없어질 수 없는 것이다.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초이성적 잡동사니들이 있고 그걸 믿는다. 그래서 수정구슬, 숫자점, 타로카드등이 과학이 발전하고 이성이 강조되는 시대에도 남아있다. 과학과 이성이 더 강조되기 이전 시대에는 더 지배적이고 더 중요한 역할을 했던 신화의 모습이 남아있는 것이다.

▲ 신화로부터의 탈출

철학이 출현한 것은 대체로 BC6세기 전이다. 그 이전에는 신화를 믿었다. 신화는 초자연적이면서 비이성적인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철학의 출발은 한마디로 신화로부터의 탈출이라 하겠다. 신화로부터의 탈출이 두 방면으로 이루어지는데 하나는 물리주의적인 방향physicalism 혹은 자연주의적인 방향이고 또 하나는 논리주의적인 방향, 합리적인 방향logicism이다.

▲ 최초의 철학자 탈레스, 세계의 참모습은 물이다

최초의 철학자 탈레스는 세계의 참모습은 물이라고 했다. 겉으로 보기엔 다 다른데 진짜 모습은 물이라는 것이다. 맞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왜 탈레스를 최초의 철학자로 칠 수 있는지 최소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신화로부터의 탈출의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물은 자연 안에 있는 물리적인 대상이다. 신화는 자연을 설명할 때 자연 밖에 있는 것, 이른바 초자연적인 것을 통해서 설명한다. 영혼이라든지, 귀신이라든지. 그러나 탈레스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자연의 현상을 자연 안에 있는 물리적인 대상, 물로 설명하려고 시도했다. 내용은 틀린 얘기지만 신화에서 벗어난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철학적인 면모를 보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신화나 종교의 핵심은 믿음faith이다. 믿음은 이유가 필요 없다. 그냥 믿어야 된다. 탈레스는 세계의 참모습이 물이라고 왜 그런지 설명을 붙이려고 시도했다. 사물은 겉으로 보기에 말라보여도 안에는 물이 있다고, 나무에도 물이 있고 땅도 파면 안에 습기가 있고 이런 식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그 태도도 역시 종교와는 다른 철학적인 것이다. 그래서 탈레스를 최초의 철학자로 본다.

▲ 고대의 물리주의

아낙시만드로스는 세계의 참모습이 일종의 무한자라고 한다. 무언가가 섞여있는데 그것이 돌면서 같은 것끼리 모여 세계의 여러 가지 모양이 나온다고 하는 것이다. 아낙시메네스는 세계의 참모습이 공기라고 한다. 불이 물에서 나왔으므로 물에서 나왔다는 건 말이 안 되고 공기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것을 실험을 통해 설명한다. 손바닥을 펼쳐서 입을 크게 벌리고 숨을 내쉬면 따뜻하다. 입을 오므리고 내쉬면 차갑다. 입을 벌리고 내쉬면 밀도가 희박해지고 오므리고 내쉬면 밀도가 올라가서 농축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공기가 희박해지면 온도가 점점 올라가서 극도로 희박해지면 뜨거운 불이 된다. 공기가 농축되면 점점 온도가 내려가서 물이 됐다가 더 농축되면 더 내려가서 흙이 된다. 이렇게 물리적으로 설명한다. 이런 흐름은 고대 원자론까지 데모크리토스나 에피쿠로스의 원자론까지 간다. 세계의 참모습이 원자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원자론의 발상을 물리주의 관점에서 하는 것이다. 이렇게 세계의 참모습이 뭐냐를 따질 때 신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인 어떤 것으로 표현하려고 한 것은 신화에서 탈출해서 철학이 생겨나는 하나의 흐름이다.

▲ 신화의 논리주의적 방향의 탈출

한편으로 논리적 사고가 발전되면서 그걸 통해 신화를 끊는다. 파르메니데스라든지 그의 제자 제논이 논리주의의 대표자들이다. 논리적 사고의 가장 기본 되는 법칙들이 확립된다. A=A라는 것이 사고의 기본법칙으로 확립하는 철학의 한 과정이다. 신화는 A=A가 성립하지 않는다. 어떤 아이가 아침마다 마당에 있는 큰 나무를 보고 아침마다 절을 한다. 할아버지가 생전에 그 나무를 심고 평생 길렀기 때문에 할아버지 분신이라고 생각해서 아침마다 인사하는 것이다. 그때 나무는 나무=나무에서 끝나지 않고 동시에 나무 아닌 것, 할아버지다. 시화는 이렇게 영혼, 애니미즘 사상이 있어 A=A라는 개념이 없던 시대다. A=A라는 논리주의의 등장으로 신화가 무너지는 것이다.

▲ 신화를 벗어난 철학

신화로부터의 탈출이라는 흐름은 근대에 계속 이어진다. 이성. 논리를 중요시하는 근대 합리론, 물리적인 세계에 접근하는 인간의 감각경험을 중요시하는 경험론 등이 그것이다. 고대부터 신화를 믿었는데 신화는 초자연적 비이성적인데 철학은 바로 거기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신화는 원시적 사고를 형성하고 종교는 이런 비이성적 사고에 근거를 둔다. 신화·종교는 증거추론, 이성분석, 비판이 쓸모가 없고 그냥 순종하고 믿는 것이 중요하다. 철학은 결국 이성에 기반을 두고 이런 비이성, 초이성에서 벗어나면서 성립하는 것이다.

▲ 신화는 이성과 완전히 배치되는 것인가

그러나 신화라는 것이 이성과 완전히 배치되는 것인가. 신화도 이성적·비이성적이라는 구분보다 상대주의 관점에서 보면 이성이라고 생각하는 접근방식과는 좀 다른 방식으로 똑같이 설명하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이성과는 세계관이 다른 설명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신화의 접근은 원인론적 접근이다. 무엇이 왜 그런지, 어떻게 생겼는가를 설명해주는 방식이 신화의 기본 특징이다. 어떤 것의 유래를 설명하는 것이다. 따라서 신화와 종교가 이유를 묻지 않는 것이 아니고 다른 방식으로 하는 것이라는 시각이 성립된다. 성서를 보면 창세기에 사물의 발생에 대해 나름대로 설명한다. 그렇게 보는 시각에 따르면 신화, 종교는 무조건 복종을 요구하고 이성 과학은 설명을 제공하고 따진다는 것은 너무 이분법적일 수도 있는 것이다. 오히려 과학과 신화는 이성과 신화는 다른 방식의 설명방식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 이성으로부터의 탈출

※ 학습목표

이성의 맹목적인 우상화가 가져올 수 있는 문제와 거기서 벗어나려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생각들에 대해 알아본다.

▲ 여전히 존재하는 신화와 종교

현대에도 이성만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충분히 해명할 수 없는 문제가 남아있다. 이성이 상상을 무너뜨리면서 만들어놓은 틈새를 비이성적인 것이 막는다. 과학과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과학과 기술이 모든 문제에 대한 설명을 제공해줄 수 있지 않는 한 계속 신화와 종교는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학과 이성이 한계가 있으면 그 한계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신화와 종교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오늘날에도 남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어디로 가는가. 왜 죽어야 하는가. 죽은 다음에는 무엇이 있는가, 우리를 우리 자신이 좌지우지 못하는 이유가 뭔가,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등의 문제는 이성이 충분히 답할 수 없다. 철학의 형이상학으로 풀려고도 하지만 그 지점에서 종교와 신화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 사실 신화와 종교를 병렬적으로 보는 관점은 상식적인 것이다. 합리성을 넓게 이해하면 신화는 신화 나름대로의 합리성이 있다. 일관된 방식으로 이유를 제시하는 그런 방식이 있다. 종교도 종교 나름대로 합리성이 있다. 어떤 걸 요구하면서 일관된 방식으로 나름의 이유를 제시한다. 그렇게 따지면 과학적 합리성도 여러 가지 합리성 중의 하나일 따름이지 과학이 다루는 합리성이 유일한 합리성이 아니다. 이렇게 접근하는 방식도 상대주의적인 접근도 있다.

▲ 진정한 사회성의 첫걸음, 이성

그러면 이성적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왜 이성적으로 살아야 하는가. 인식의 영역만이 아닌 행위, 삶의 영역과 연관시켜서 접근해보자. 이성을 사용하는 것은 진정한 사회성의 첫걸음이며 어른이 되기 위한 싸움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확실한 전술이다. 우리는 객관적인 것이 이성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주관적 확실성은 가지지만 객관적 확실성은 보장하지 못하는 것이 종교적 믿음이다. 이른바 이성에 기반을 두는 학문이란 것은 누가 보더라도 객관적으로 확실한 것이다. 객관적이라는 건 이성과 관련된 것이고 객관적이라는 걸 다른 표현하면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동일한 관점을 공유할 수 있는 것, 그래서 이성의 내용은 사회적인 차원에서 충족되는 것이다. 서로 공통된 것이 있어야 사회라는 게 성립하는데 그 공통된 부분이 바로 이성이라 부르는 부분의 핵심이다.

▲ 이성과 상식

이성적으로 행동한다는 건 자기 이성을 다른 사람과 똑같이 사용하는 걸 말한다. ‘네가 옳다’라는 것은 네가 우리처럼 생각하고 우리와 똑같은 의견을 갖고 있으니까 안심하라는 뜻이며 비상식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그래서 이성적이라는 표현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정상적으로 형성된 개인은 자신의 이성을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똑같이 사용하며 객관적이고 보편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가장 다수의 의견에 맞춘다. 주관적인 걸 억제하고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것을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이 이성적인 것이다. 이성은 결국 상식common sense과 연관된 것이다.

▲ 데카르트, 자연의 빛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에 보면 인간이면 누구나 다 sense을 가진다. 신분, 성별에 관계없이 양식을 가진다. 이때 sense는 이성적인 판단력을 의미하는데 누구나 다 가지는 그 sense, 결국 누구나 공유하는 common sense, 상식이다. 그것을 데카르트는 ‘자연의 빛’이라고 한다. 판단을 못하면 암흑이다. 판단하면 빛이 비치는 것이다. 날 때부터 누구에게나 다 보편적으로 갖추어져있는 진리가 뭔지를 파악하게 하는 판단력이 이성이다. ‘자연의 빛’이 함축하는 의미다. 그래서 고대도 그렇지만 근대도 누구나 날 때부터 이성, 양식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 때문에 이성 안에는 보편성이란 게 이미 함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 이성으로부터의 탈출

정말 모든 인간이 보편성을 갖고 있고 보편성이 중요한 존재라면 기준을 규범 삼아 따르면 된다. 그러나 인간은 각자 다르고 각자 나름의 어떤 요소가 있다. 욕망이라는 것이 각자 나름의 요소다. 욕망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 규범은 욕망을 억압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성은 인간에 대한 억압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이성이 인간 보편적 기준을 함축하고 있고 보편적 기준과 규범을 통해서 개인을 억압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 이성에 대한 비판의 가장 중요한 논리다. 또한 이런 생각이 포스트모더니즘의 가장 기본적인 생각 중의 하나다.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보여주는 프로이트 같은 정신분석학자가 포스트모더니즘의 토대가 되는 것이다. 인간은 사실은 개별마다 욕망이 다르고 그것에서 무의식이 형성되는 존재다. 그런데 동일한 규범을 따르라는 것은 결국 억압이라고 본다. 그래서 포스트모던은 ‘이성으로부터의 탈출’이다.

▲ 규범에의 순응

어른들은 청소년이 자기 욕구를 뒤편으로 젖혀두고 현실의 당면과제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을 잘 배우면 자신들의 세계로 들어오게 해준다. 이 때 이성은 확실히 규범적인 수단이다. 따라야만 되는 것이다. 현실이 자기 욕구대로 되리라 꿈꾸는 유치한 환상, 주관적인 욕망의 관점을 뒤엎고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규범을 따르도록 하는 것이다. 어른이 이제 이성의 구현체라면 현실의 욕구를 맞추고 실제상황을 원하는 대상으로 삼기로 하면서 결국 순응해버린다. 규범을 벗어나지 않을 수 있는 것을 자기가 원하는 것으로 바꿔보는 것이다. 개인의 진정한 욕망을 억압하고 이성을 기준삼아 규범 삼아 따르면 사회는 잘 유지된다. 사회순응. 똑같은 상황을 놓고 순응이란 말을 쓸 때와 적응이란 말을 쓸 때가 전혀 다르다. 적응하는 것은 주체적인 거지만 순응하는 건 비주체적인 것이다. 이렇게 순응하며 살 때 자연적인 생명력(개인의 욕망)은 탄압받는다. 이렇게 기본적으로 현실을 정당화하고 현실에 순응시키고 현실에 벗어나려는 개인적인 욕망을 억압하는 것이 이성의 기제다.

▲ 현실은 이성적인가 - 보수주의의 관점

현실을 이미 이루어져있고 많은 사람들이 거기 복종하고 순응하기 때문에 현실이 유지된다. 이것이 보수주의의 가장 기본적 논리, 정당화 논리다. 헤겔은 ‘이성적인 것이 현실적인 것이고 현실적인 것이 이성적인 것이다.’라고 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말인데 보수주의의 논리와 같다. 이성적인 것이 현실적인 거니까 순응정도가 아니라 현실에 충성을 바쳐야 된다는 것이다. 이 말을 그렇게 이해하면 헤겔은 보수주의자가 된다. 그런데 맑스와 엥겔스가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면 이성적인 것은 현실적이야 하고 현실적인 것은 이성적이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러면 헤겔이란 철학자는 보수주의가 아니다. 현실은 이성적이어야 한다면 현실은 이성적이지 않은 것이므로 이성적인 것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여전히 보편성의 관점에 서 있지만 다른 뉘앙스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 사회적 규범에의 불응, 광기

이성에 복종, 순응하지 않고 이성의 이름 하에 정당화돼있는 현실에 순응하지 않는 사람, 자연적인 생명력, 충동적인 움직임 혹은 개인의 욕망에 충실한 사람은 낙인이 찍힌다. 사회적인 규범을 따르지 않으니 죄인이거나 정상적인 걸 안 따르니 광인이 되는 거다. 그래서 ‘광기’라는 것이 그런 규범적 이성에 의해서 억압받는 것들을 묶어서 얘기하는 이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해로운 이성에 굽실거리기를 거부하는 사람이 과연 비이성적인가. 대다수가 복종하는 이성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 비판적이고 저항적인 이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미쳤다는 이유로 감옥이나 요양원에 갇혔다. 중세 때는 기독교가 마녀사냥을 했는데 근대에는 그 기독교의 역할을 뭐가 이성이 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모두가 동일하게 옳다고 보고 이성적이라 그러면 정당화되고 소수의 사람들이 다른 생각을 갖고 있으면 광인이 된다. 그래서 마치 기독교와 마녀사냥의 관계처럼 근대는 이성이 광인을 억압하고 지배하는 똑같은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포스트모던적 시각이다.

▲ 이성은 우상화 되서는 안 된다

이성은 비판적이고 부정하는 능력이다. 그런데 이성 자체를 긍정적이고 절대적으로 놓게 되면 자기모순을 범하게 된다. 만약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를 참으로 놓는다면 모든 것이 상대적이라는 이 생각 자체도 상대적이 되므로 언제나 참일 수 없는 것이다. 이런 것이 일종의 자기모순이다. 이렇게 이성 자체가 비판하고 부정하는 능력이 있는데 이성 자체를 믿음의 대상으로 놓게 되면 일종의 자기 모순적인 성격이 벌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이성이 우상화되는 것이다. 현실은 그렇게 다 합리적일 수 없는데 이성을 통해서 모든 걸 다 이성적인 것, 보편적인 것으로 하려고 한다. 그러나 인간의 욕망이라는 건 아무리 노력해도 이성적이 될 수 없고 실제적인 세계는 모두 이성적일 수 없는데 그걸 무시한 채 모든 걸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하게 되면 그것이 또 하나의 억압이고 이데올로기가 된다. 이성은 종종 우리가 선험적으로 상상하는 것보다 더 복잡한 현실을 단순한 몇 가지 생각으로 국한시키는데 사용한다. 그래서 결국 합리적인 것과 현실이 소통하지 않고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는 세상이 존재한다. 그래서 이성이 너무 강조될 때 미치는 부작용이 있다. 이성이 한계를 분명히 해야 되는데 이성을 한계 없이 적용하면 문제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