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강 중세 건축 발전의 토대

◆ 평면 구조에서의 변화


▲ 중세 건축의 분화 과정

우리가 초기 기독교 때 봤던 라틴 크로스는 꽤 단순한 형태였는데, 이게 [그림 271]이나 [그림 718, 716] 이쪽으로 분화하는 과정은 중세 건축의 중요한 발전 과정의 하나라는 얘기죠. 물론 수직적으로 발전도 있는데, 일단 평면 구성을 봤을 때, 이게 로마네스크[그림 271], 이게 고딕 성당 [그림 716]의 완성된 표준 유형이라고 봤을 때, 과연 이런 단순한 형태에서 어떻게 복잡한 형태로 갔는가.

이 과정에서 당연히 기독교가 분화되고, 그래서 중세 기독교라고 하는, 이 바실리카형 라틴 크로스는 초대 기독교(초대 교회)에서 로마 헬레니즘(Hellenism)권 문명을 바탕으로 한 로마 기독교의 산물이고, 이것은 중세 서북 유럽 기독교의 산물이에요. 그래서 이 유형은 이 책에는 없는데, 여러분들 초기 기독교 할 때의 기억을 되살리면 되고, 이것이 왜 이렇게 복잡하게 발전하게 되었는가. 그 설명을 지난번에 했던 거예요. 웨스트 워크도 했었고, 이스트엔드, 지난번에는 웨스트 워크까지 했어요.

이스트 엔드는 뭐냐면, 쉽게 얘기해서 동쪽에 있는 성단소, 서쪽이 커지고 동쪽도 따라서 커지는 거죠. 그래서 초기기독교까지는 성단소 쪽에 성상안치소, 제단, 앱스(apse) 이 세 가지 정도로 성단소가 이루어졌었는데, 그게 로마네스크로 접어들면서 여기에 중요한 두 가지가 들어가요. 하나는 성가대석(choir)인데, 로마네스크 때 처음 성가가 도입되었다는 얘기를 전 시간에 했어요.

그 전까지는 미사 지낼 때 성가를 안 불렀어요. 그러다가 로마네스크 미사 때 성가가 처음 도입이 되었어요. 그러면서 성가대석(choir)이 중요한 요소로 여기 들어가게 되고, 그 다음에 또 하나는 다시 271로 가보면 위에 과자같이 생긴 것, 이게 과자가 아니라 radiating chapel, 이것 하나하나가 똑똑 떼어먹으면 맛있을 것 같은 반원 하나하나가 채플이라는 거죠. 그래서 성인이나 순교자, 12사도 등 봉헌대상 하나하나(성모마리아, 예수그리스도)에게 각각 봉헌된 채플들이에요. 이게 방사형이기 때문에 방사형 채플이라고 불리게 되요.

그리고 이 부분(채플의 아래 부분)이 부분이 성가대석이에요. 성당 보면 성가대들이 여기 양쪽에 앉았다 일어섰다 해요. 성가대석이 여기 위치해요. 이거 두 개가 더 달라붙으면서(채플과 성가대석) 이때는 성상안치소라던가 앱스(apse), 제단 정도였는데, 여기 성가대석이 들어오면서 성상안치소가 옆으로 비껴나거나 채플이 여기까지 들어올 수도 있어요. 성상안치소 옆으로 공간이 구획이 되면서, 가운데는 성가대석으로 확보가 되고, 채플 숫자가 늘어나면서 이게 복도, 환상형(circular form)이라고 하죠, 환상형 공간이 되면서 저렇게 분화를 해 나가는 거예요.

그래서 웨스트 워크에 대칭되는 개념으로 밸런스를 잡기 위해서 이스트 엔드가 커져가는, 첫 과정은 앱스(apse)가 세 수로 증식하는 게 첫 번째 현상이죠. 88페이지의 [그림 106]을 보면 앱스(apse)가 네이브 쪽 끄트머리에 하나 있고 아일 쪽에 하나씩 있게 되고 그래서 앱스(apse)가 세 수로 되다가 그 다음에 뒤에 96페이지로 넘어가보면, 처음에는 여기까지 확장이 되면서 앱스(apse)가 세 개로 늘어나다가, 성물의 중요성이 굉장히 늘어나는 때에 오게 되면 더 이상 기독교가 탄압대상이 아니라 가장 큰 권력이 되면서 그 이전에 탄압받던 시대의 성물들을 쭉 정리하는 작업을 시작해요

어느 집이건, 어느 나라건, 잘 살게 되면 자기네 역사를 정리하게 되는데, 기독교 역시 종교역사이기 때문에 성물들이 중요해졌어요. 이를 발굴 등으로 정리하는 작업이 늘어나게 되고, 이중 순교자의 시신, 유품들, 여러 가지 성구들, 그 다음에 로마가 안정되면서 로마의 파스칼1세(pascal)를 필두로 초대교회의 대대적인 정리 작업이 있다고 했어요. 이 정리 작업이 교회를 다시 짓는다거나, 망가진 교회를 중, 개축하는 것뿐만 아니라, 성물을 발굴해서 정리하고 하는 작업이 늘어나면서, 이 성물들을 보관할 공간이 필요하게 되요.

이 성물을 보관하는 공간을 총칭해서, confessio라고 불러요. 아테네에서 온 이태리 말인데, 반드시 무덤일 필요는 없었고, 그 이전 초기 기독교 건축 까지는 대체로 이런 성인들과 관련된 것이 대부분 무덤건물 이였는데(순교자의 시신을 담는), 순교자 기념 성당류의, 여기 더해서 이러한 성물들로 확장이 되면서 confessio라는 별도의 공간으로 크게 확장이 되는 거죠.

97페이지를 보면 confessio는 신도와 방문객을 불러 모으는 중요한 요소였다. 종교기 때문에. 순례여행자를 끌어들이는 순례루트형성에도 영향을 끼쳤다. 순례여행을 나중에 할 텐데 순례여행이 중요해요. 순례여행은 중세기독교에서 아주 중요한 행사였는데, 지금도 약간 순례여행의 잔재에다가 tourism의 개념이 가미된 성지순례를 해요. 교회나 성당에서 돈 모아서.

옛날에는 교통도 발달하지 않았고, 상당히 중요한 종교 행위였는데, 순례 루트를 정해야 할 것 아녜요. 이 순례루트의 중요한 거점지들로 어느 도시들이 선정이 되냐 하면, 유물을 많이 갖고 있는 도시들이 선정이 되요. 수백 개의 도시 중에 선정을 해야 하는데, 그 기준이 종교심이 배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게 뭐냐 하면, 성물이 많으면 그것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등의 식이에요. 그래서 순례 루트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이 자체가 하나의 기독교적 권력 요소가 되는 거예요. 경제적으로도 중세 때 번성한 도시들 중에 순례 루트에 있는 거점도시들은 방문객들을 상대로 한 숙박업으로 돈을 벌어서 큰 도시들이 많아요. 그래서 이 유물은 종교적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 현실적으로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각 왕조, 지역 군주, 지역 기독교와 연합해서 경쟁적으로 성물을 발굴을 하고, 다른 성물을 돈 주고 사오고, 이런 식이 되면서 성물을 담는 공간이 중요해져요.

이 confessio가 더해진 곳이 이스트 엔드가 되면서 성상안치소가 결국 초대 기독교, 초대교회에서의 성상안치소가 이 confessio로 발전하게 되요. 공간이 확장되고 분화되면서. 성가대에서 양 옆의 공간들이 커지면서.


▲ 지하 납골당 시설

그 다음에 무덤을 중시 할 경우에는, 무덤 숫자가 많을 경우에는 지하 납골당을 별도로 갖게 되는데, 이게 한 명이나 두 명일 때에는 바닥 밑에 무덤을 둬요. 초대 기독교 때에는. 그런데 이게 숫자가 많아지면서 지하에다가 별도의 납골당 시설을 갖추게 되요. 지하의 납골당 시설이 이런 radiating chapel형태로, 방사선형태로 지하납골당이 많이 지어지게 되요. 대표적인 예들이 [그림 122~126]까지 나와 있어요.

이것은 숫자 확보에 유리하고, 동선을 이렇게 짜 놓으면 순례 교회 1층에 들어와서 구경하고, 지하에 내려와서 한 바퀴 쭉 돌면서 가장 가까이에서 많은 수의 무덤을 차례대로 볼 수 있는 시퀀스 구성이 되기 때문에 동선 처리에서 유리하게 되요. 지하 납골당이라는 방사선 구성이 지상으로 올라오면서 radiating chapel로 발전한 것으로 볼 수 있어요.

무덤이나 유물공간은, 기독교 중에 주로 가슴, 감성으로 호소하는 공간이에요. 감성으로 호소하는 공간이고, 의식이나 제식, 미사 드리고 하는(이때에는 개신교는 없었으니 예배라는 개념은 없었고)공간은 머리에 해당하는 공간. 그래서 뜨거운 종교적 열정과 그것을 성경의 교리로 잘 풀어서 설명해주는 제식, 이 두 가지가 합해지면서 성당이 발전하게 되요.

다시 이스트 엔드로 오면, 지하에 있던 납골당의 기본골격인 방사선형 공간이 지상으로 올라오면서 채플로 발전하게 되는 거예요. 납골당이 그대로 채플로 따라 올라오기도 하고, 채플들이 무덤 기능을 겸하는 경우도 많아요. 아니면 무덤은 그대로 지하 납골당으로 놔두고, crypt라고 하는데, cappella을 예배당이라고 하는데, 기도소에 가깝죠. 무덤 기능 없이 순수한 봉헌공간으로써 기도만 드리게 하는. 그래서 이스트 엔드가 발전하게 되요.


▲ 더블 엔더

더블 엔더라는 것은 이스트 엔드와 웨스트 워크가 교회 양쪽 끄트머리에 증가가 되면서 균형을 이루었는데, 웨스트 워크는 俗(속)의공간이고, 이스트 엔드는 聖(성)의 공간이에요. 이스트 엔드와 웨스트 워크, 여기서는 성과 속이라고 하는 또 하나의 쌍 개념을 추출할 수가 있어요.

성과 속의 쌍 개념에 대한 설명은 52페이지부터 쭉 되어있어요. 불교 같은 게 현실세계에서 한 발짝 도피해서 개인 수도 중심으로(물론 불교도 현실세계에 많이 관여를 했지만 - 구국의 난) 진행된 종교인데, 기독교는 처음부터 현실 세계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그 다음에 성경을 읽다보면 상당히 많은 부분이 이 현실적 전략(정치적, 생존적, 투쟁)의 측면에서 쓰인 부분이 성경에 많아요.

성경으로 쓰이기는 했지만 결국 성경을 쓴 것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추측컨대, 성경을 쓰는 과정에서 기독교의 기본적인 지향점 중 하나인 현실세계의 참여가 성경에 많이 반영이 되어서 현실적으로 잘 승리하기 위한 전략적 측면이 많이 강조가 되요.

그 다음에 로마 기독교가 자리 잡는 과정을 보더라도, 기독교는 현실세계부터 쭉 성장을 했기 때문에, 적어도 서양 기독교 문명에는 순전히 베푸는 성적인 문명만은 아니었다는 거죠. 끊임없이 성과 속의 쌍개념이 작동하게 되고, 그게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따라 문명 방식이 달라져요.

이러한 성과 속의 개념이 잘 드러난 건축 개념 중 하나가 이스트 엔드와 웨스트 워크의 균형개념인데, 이 웨스트 워크 대신에 이스트 엔드가 하나 더 들어가는 수가 있어요. 이것을 더블 엔더라고 불러요. 더블 엔더는 주로 독일에서 많이 쓰였고, 목적은 봉헌한 표제성인이 두 명 일 경우에, 그리고 두 명의 중요성이 비슷할 때, 한쪽 편만 들어주면 섭섭해 하실 것 아니에요. 그래서 양쪽에 똑같이 한 명씩 두게 되요.

이 더블 엔더는 선형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기본 개념이 굉장히 틀려요. 보통 표준적인 라틴 크로스는 서쪽 출입구를 지나서 쭉 선형공간이에요. 결국. 더블 엔더는 출입을 중간에서 하게 되요. 라틴 크로스는 한번 들어오게 되면 한 번도 안 꺾이고 종착점까지 갈 수 있어요. 하지만 더블 엔더는 한번 들어오면 꺾어야 해요. 그리고 유턴해야 해요. 선형공간은 선형공간인데, 시퀀스 처리 방식(동선 처리)이 표준형 방식하고는 완전히 틀려지는 거죠.

이것은 독일 지역이 좀 남아있어요. 그 예는 [그림 111~113]이에요. 그 다음에 이상이 수직구성이었고, 수평방향에서의 확장. 지금 설명을 듣고 나면 다시 일로 들어가 보면 왜 저렇게 로마네스크 성당과 고딕 성당이 복잡한 형태가 되었나에 대한 설명이 잘 되었어요.


▲ 수직 구조에서의 발전

수직적으로 보면 네이브 월(Nave Wall)이라는 게 있어요. 이것은 교회가 있으면 네이브 아일을 가로지르는 벽을 네이브 월이라고 불러요. 중세 성당의 완성점은 3단구성이 완성점이에요. 1층은 아케이드(arcade), 2층은 갤러리(Triforium), 3층은 천측창(clerestory), 이렇게 3단구성이 표준 구성이에요.

초기 기독교 바실리카에서는 2단구성이였어요. 갤러리가 없었어요. 아케이드 위에 바로 창이었어요. 이것은 왜 그러냐 하면, 네이브와 아일이 높이차이가 나기 때문에 남는 부분이 천측창인데, 창이라서 빛이 들어오는 채광공간이고, 이 부분이 아케이드 하나였어요. 그런데 이게 중세로 오게 되면서, 높이가 높아지면서 아케이드 하나로는 높이를 다 못 받치게 되요.

이것은 천측창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창의 면적이 늘어나야 해요. 코딱지만 한 창 하나 뚫어놓는 것은 뚫으나 마나에요. 그러다 보니 아케이드 한 층으로는 부족해지고, 높이가 높아지면서 두 개의 층으로 나뉘게 되는 거에요. 1층은 아케이드로 남고, 2층을 트리포리엄이나 갤러리라고 부르게 되요.

Triforium과 갤러리의 차이는, Triforium은 천장이 목구조로 되어있어요. 그래서 천장이 구조기능을 갖지 못해요. 이것은 층만 나눈 거지 도움이 안 돼요. 둘로 나눈 궁극적 목적은 지붕에서 내려오는 하중을 잘 받기 위해 둘로 나눈 것인데, 목구조이기 때문에 자기 자중만 담당을 하지 위에서 내려오는 하중을 받지 못해요. 갤러리는 석조 볼트 구조, 특히 그로인 볼트에요. 이렇게 되면 천장에서 내려오는 하중을 상당히 잘 받을 수 있어요. 이게 완성점이에요.

갤러리가 되면서 가능한 한 이 높이도 함께 높아지면 수직성이 유리하겠죠. 발전과정을 보면 먼저 트리포리엄이 먼저 쓰여요. 그러다가 이것이 도움이 안 되는 것을 알고 천장 구조를 석구조로 바꾸는 작업이 이루어지면서 갤러리가 등장하고 발전이 있게 되요. 수평 확장과 더불어서 이게 수직 확장 내용이에요.

이것을 다이어그램 식으로 잘 설명을 해 놓은 게 [그림 96]이에요. 천장에서 내려오는 하중을 아일 쪽이 2층이 되면서 천장이 볼트가 되면서, 볼트 곡면을 따라서 하중이 외벽으로 transfer 되는 거예요. 외벽 자체가 두꺼우면 받아낼 수 있고, 불안전하면 거기에 버트레스를 덧붙여서 보강을 해서 옆에서 추가로 받아주는 거예요. 간단한 하중흐름이에요. 특별히 어려운 게 없어요.

이번은 대부분 건축과 학생이라 다행인데, 건축과 아닌 타과생은 공포에 질려서 그러는데, 상식적으로 생각을 하면, 천장 무게를 이 상태에서 잘 받칠 수 있는, 그 흐름을 물처럼 매끄럽게 흘러내려오게 하다보면 이렇게 되는 거예요. 결국. 여기는 초창기 상태라 천측창이 거의 없는데, 이 구조적 가능성을 충분히 살려서 건물이 높아지면서, 천측창 면적이 넓어지면서 밝은 빛이 들어오게 되요. 이게 수직 방향으로의 확장. 그러면서 중세 건축으로의 발전 토대가 닦이게 되었다는 얘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