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강 인과율과 추론의 차이

(1) 연역논증의 근본 의미
판단은 참과 거짓을 통해 구별된다. 하지만 추론은 참과 거짓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타당하거나 타당하지 않은 것에 의해 구별된다. 추론에 있어서 전제와 결론이 참이라고 해서 추론 자체가 참인 것은 아니다. 추론은 전제로부터 결론을 이끌어낼 때 이 과정이 타당한 것에 의해 유지될 때만 의미가 있다. 따라서 추론이 타당하다고 말해야만 한다.

전제가 결론을 추론하는 것은 아니다. 추론은 실제로 추론하는 행위를 말한다. 즉 사람들이 추론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록 사람들이 추론한다고 말하더라도 추론은 항상 전제가 결론을 100% 확실하게 지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안 된다. 추론은 행위이지만 규 칙의 지배를 받는 행위를 말한다.

논증은 흔히 말해서 연역논증(deductive argument)과 귀납추리로 구분된다. 귀납을 굳이 논증이라 하지 않고 추정하는 것으로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귀납추리에서 다시 다룰 것이다. 논증이란 논리적 추론의 타당성을 밝히는 것이다. 논리학이 추론의 필연을 다룬다면 수학은 증명의 필연을 다룬다. 논증이란 논리적 추론의 타당성을 밝히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논증은 전제와 결론으로 구성되어 있는 판단들의 집합이다. 판단은 진/위를 통해 진리 기준이 결정된다. 이에 반해 논증적 추론에 있어서는 추론의타당성/부당성 구별만이 문제가 된다.

전제와 결론 간의 관계를 필연적으로 추론하는 것이 논증이 하는 일이다. 전제가 참일때 결론은 필연적으로 참일 수밖에 없게 된다. 전제도 참을 만족시켜주면서 이것으로부터 도출된 결론도 참이 될 때 우리는 이런 연역논증을 건전한 연역 논증이라고 한다. 연역논증은 타당성을 충족시키는 추론을 말한다.

연역논증이란 전제로부터 결론을 이끌어낼 때 이 추론이 필연적으로 타당한 것을 말한다. 전제가 참이면 결론은 필연적으로 참일 수밖에 없다. 전제가 결론의 참을 근거짖나, 전제로부터 결론으로의 추론이 타당하거나, 혹은 전제가 결론을 함축하고 있을 때, 우리는 이런 추론을 흔히 말해 연역추론이라 부른다. 이 관계는 흔히 말해서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함축한다(imply)는 것은 전제가 참이면 결론은 필연적으로 참일 수밖에 없는 관계를 말한다. 이것은 공간 상의 관계에서 어떤 것이 어떤 것을 포함(inclusion, 包涵)하고 있다는 의미가 절대 아니다. 함의 내지 함축으로 번역하는 imply는 필연적으로 귀결된다는 뜻이다.

(1) 근거지운다.
(2) 질서지운다.
(3) 함축(의)한다.

연역은 모두 필연성 증명구조로 되어 있다. 필연이란 항상 그렇고 그렇지 않은 것이 불가능한 것을 말한다. 필연이란 대안이나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다. 필연은 부정하면 자기모순에 빠지게 된다. 어떤 것이 항상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그것으로밖에 달리 알 길이 없는 것을 우리는 필연이라 부른다. 전제로부터 결론의 추론은 전제가 참일 경우 결론 역시 필연적으로 참이 된다. 타당하다는 것은 전제가 참일 때 결론이 필연적으로 참이 되는 추론을 말한다.

전제가 참인데 결론이 거짓이라고 추론하는 것과 전제가 거짓인데 결론을 참으로 추론하는 것은 부당한 추론이다. 부당한 추론이란 논리적으로 자기모순관계에 빠진 추론을 말한다. 전제와 결론은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부당한 추론은 이런 일관성 상실 때문에 자기 모순에 빠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부당한 추론은 당연히 금지되지 않으면 안 된다.

전제가 결론을 근거짓는다는 것은 전제가 필연적으로 결론의 타당성을 보장한다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결론이 전제를 근거지울 수는 없다. 전제는 근거에 있어서 결론을 앞서간다. 근거충족에 있어서 전제는 결론에 앞서간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결론이 앞서가는 것으로서 그리고 결론은 이것으로부터 파생되어 나오는 것으로 이해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전제가 결론을 함축(implication)하고 있을 때 결론의 타당성은 이미 전제 안에 있게 된다. 함축의 논리적 의미는 전제 안에 없는 것을 결론에서 산출시킬 수 없다는 데 있다. 결론은 전제안에 이미 놓여 있는 것만을 다시 끄집어낼 수 있을 뿐이다.

모든 연역논증은 타당한 연역논증과 부당한 연역논증으로 구분된다. 연역논증이 타당성을 다 충족시키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제와 결론 사이의 관계는 논리적 필연성을 충족하든가(건전한 연역 논증) 아니면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부당한 논증)로 나뉘어진다. 연역의 문제는 귀납의 추정과 같이 정도(degree)나 강도(strength)의 문제하고 아무 관련이 없다. 타당하지 않은 연역논증은 속성상 부당한 논쟁(invalid argument)에 속하게 된다. 연역논증에서는 100% 타당하거나 100% 부당한 추론만이 있다. 이에 반해 귀납추리에서는 필연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정도의 충족을 통한 추론만이 인정될 따름이다. 100% 타당한 귀납추리나 100% 부당한 귀납추리는 형용의 모순에 지나지 않는다.

추론이 부당하다는 것은 전제로부터 결론으로의 관계를 그릇되게 이끌어내는 것을 말한다. 참인 전제로부터 그릇된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경우와 거짓 전제로부터 참인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은 모두 다 부당하다. 정당한 추론은 전제로부터 결론으로 이행할 때 이 이행을 모순 없이 그리고 필연적으로 도출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연역 논증에서는 전제가 참이 아닌 경우도 있기 때문에 우리는 먼저 전제의 참과 거짓을 밝혀야만 한다. 연역의 경우 추론이 타당할 수는 있지만 전제가 필연적으로 참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추론들이 있다. 추론의 형식은 타당하지만 전제의 참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추론이 있다.

자금성은 서울에 있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다.
∴ 자금성은 대한민국의 수도에 있다.

이런 예문은 분명히 추론의 타당성을 충족시키고 있다. 하지만 전제가 거짓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논증을 건전한 논증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전제도 참을 만족시키면서 추론도 타당하게 이루어질 때 우리는 오직 그 때 한에서 연역논증을 건전한 논증이라고 부른다. 모든 연역논증이 다 건전한 논증은 아니다. 전제도 참을 만족시키면서 이것으로부터 도출된 결론 역시 참이 될 때만 오직 그런 경우에 한해서만 우리는 연역논증을 건전한 연역논증이라고 부른다.

연역논증에 있어서는 사레들이 아무리 많이 축적해도 이것이 필연성을 근거짓거나 보강하지 못한다. 연역적 사고에서 사례들은 법칙이 타당하다는 것을 이해시켜주는 역할만 한다. 뉴튼의 중력법칙을 설명하기 위해 사과가 떨어지는 현상을 하나의 사례로 제시할 수는 있다. 하지만 중력법칙의 타당성은 이런 사레들이 아무리 많이 축적되어도 그 사례들의 축적에 근거해서 타당성이 충족되는 것이 아니다. 법칙이 타당하기 때문에 법칙이 모든 사례들에 대해서 필연적으로 타당하게 적용되는 것이다. 연역적 사고에서 사례들은 법칙의 일반 타당성을 이해시키기 위한 것들로서만 의미가 있다. 적합한 예는 법칙의 추상성을 이해하는 데 단지 도움이 될 뿐이다.

필연성은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다. 필연성은 대안을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물리학에서의 법칙은 경우에 따라 법칙으로 설명되지 않는 예외가 있을 수 있다. 예외가 있다는 것은 법칙을 필연적으로 전제한다. 그러나 법칙이 있다고 해서 예외가 반드시 있을 필요는 없다. 필연성과 법칙이 다른 이유는 법칙이 예외를 허용하는 것에 반해 필연성은 애초부터 예외나 대안을 배제한다.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법칙을 우리는 필연성으로 규정해도 된다.

귀납추리에서는 사례들의 증가가 결론의 신빙성을 높여주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례들을 축적해서 가능한 한 일반화를 시도하는 귀납에서는 사례들의 증가는 결론의 일반화를 높여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귀납추리는 필연성이 보장되지 않기에 일반화를 무리하게 감행해서는 안 된다. 하나의 예외라도 있으면 법칙의 일반화는 성립할 수가 없다. 경향성을 법칙으로 혼동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사례들의 증가는 귀납추리에서 결론의 신빙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귀납은 실패한 연역을 말한다.

연역논증에서는 전제의 참이 결론의 참을 필연적으로 보장한다. 논리학에서 말하는 필연성은 자연과학에서 말하는 법칙의 일반성과 의미가 같지 않다. 법칙은 법칙이 적용되지 않은 예외현상을 반드시 배제할 수가 없다. 법칙이 있다고 해서 예외가 반드시 있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예외가 있다는 것은 법칙을 필연적으로 전제한다. 왜냐하면 예외는 법칙으로 부터의 이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연성은 어떤 경우에도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다.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 법칙의 일반성은 필연성으로 이해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2) 전건긍정(modus ponens)
논리학에서는 자연과학과 같이 원인과 결과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대신에 前件 (antecedent)과 後件(consequent)이라는 표현을 더 즐겨 사용한다. 전건이 참이라는 전제
아래서 후건을 참으로 확증하는 것(the mode of putting)이 가능할 때 우리는 이런 추론을 전건긍정이라 부른다. 이것을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P ⊃ Q
P
∴ Q

비가 오면 거리가 젖는다.
비가 왔다.
그러므로 거리는 젖을 것이다.

이렇게 추론하는 것이 전건긍정에 해당한다. 하지만 다음과 같이 추론하는 것은 성립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런 추론은 전건부정의 오류(Fallacy of denying the antecedent)에 빠지기 때문이다.

P ⊃ Q
Q
∴ P

비가 오면 거리는 젖는다.
거리가 젖었다.
그러므로 비가 왔다.

거리가 젖었다는 것은 반드시 비가 와야만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지나가는 화물차의 물탱크가 터질 수도 있고, 하수관이 터질 수도 있고, 아니면 사람들이 물을 갖다 부을 수 있는 여러 가능성들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다양한 가능성들을 무시하고 오직 비가 온 경우를 거리가 젖은 것의 원인으로 확정할 수는 없다. 비가 온 경우는 이 경우 여러 가능성 들 중에서 하나의 가능성에 지나지 않게 된다. 여러 가능한 대안들을 무시하고 오직 비가 온 경우를 거리가 젖은 원인으로 확정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따라서 이런 추론은 부당하다.

(3) 후건부정(modus tollens)
후건을 부정하거나 제거함(the mode of taking)으로써 전건을 제거하거나 부정하는 추
론을 우리는 후건부정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흔히 자연과학에서 가설을 통해 세계를 설명하
려 드는데 세계가 그렇지 않기에 가설을 제거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이것을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P ⊃ Q
-Q
∴ -P

눈이 오면 택배가 늦을 것이다.
택배가 늦지 않았다.
그러므로 눈이 오지 않았다.

이에 반해 전건을 부정함으로써 후건을 부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위의 경우 눈이 오지 않았다는 것을 통해서 우리는 택배가 늦지 않았다라고 추론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택배가 늦어진 것은 눈이 오지 않은 경우만이 아니라 차가 도중에서 사고가 났거나 배달부가 길을 잘못 잡아서 시간이 걸리거나 기타 다른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택배가 늦었다는 것은 여러 가지 원인들이 가능한 데 눈이 온 경우는 그 많은 가능성들 중 하나의 원인에 불과하다.
후건부정의 오류(Fallacy of affirming the consequent)는 다음과 같이 추론할 때 발생하는 데 우리는 이런 추론을 부당한 것으로 배척하지 않을 수 없다.

P ⊃ Q
-P
∴ -Q

자연과학에서는 흔히 가설을 통해 가설의 타당성과 부당성을 검증한다. 가설은 궁극적으로 세계를 통해 그 타당성이 최종 결정된다. 세계는 가설을 검증하는 최후의 현실적 기준이된다. 가설이라면 세계는 아마 가설과 같이 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는 그렇지 않았다. 따라서 가설 역시 성립되지 못한다. 과학은 세계를 설명하지 못하는 가설의 비현실성을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가설을 제거함으로써 새로운 가설을 형성할 수밖에 없는 것이 새롭게 제기된다. 과학은 시행착오를 통해 가설을 부단히 세계의 모습에 일치시켜 가지 않을수 없다.

(4) 가설 삼단논법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정식화된 가설 삼단논법(hypothetical syllogism)은 제시된 두
조건들이 참일 경우에 한에서 결론도 역시 참이 되는 추론을 말한다. 이것의 일반적 형식은
다음과 같다.

p라면 q다(p⊃q).
q라면 r이다(q⊃r).
그러므로 p라면 r이 된다(p⊃r).

전제의 참으로부터 결론을 참으로 근거지우는 과정에서 가설삼단논법은 전제가 조건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p이면 q"이고 "q이면 r"이라는 것은 전제가 조건적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으로부터 우리는 "p이면 r"이라는 결론을 도출한다. 가설 삼단논법은 조건절의 형식으로서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설명해주고 있다. 앞의 두조건항들이 원인과 결과가 성립하는 배경을 제공한다면 결론은 원인과 결과를 실제로 연결해준다.

(5) 선언 삼단논법
선언 삼단논법(disjunctive syllogism)은 두 명제들 중에서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추론을 말한다. 혹은(or)이라는 표현은 포괄, 배제, 선택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어진다. 선언 삼단논법에서는 제시된 두 가능성들 중에서 어느 하나를 제거함으로서 나머지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을 말한다. 선언 삼단논법은 혹은(이거나)이라는 표현의 의미를 어느 하나를 배제함으로써 다른 하나를 제거할 때 사용되는 추론을 말한다.

p이거나 q이다.
p가 아니다.
그러므로 q이다.

모순은 대립하는 것이 동시에 성립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순은 둘 중의 하나를 유지될 수 없는 것으로 배척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사람이 바다로 오든지 육지로 온다고 한다면 우리는 그가 육지와 바다로 동시에 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추론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육지로 오면 바다로 올 수가 없고 그가 바다로 오면 그는 육지로 올 수가 없다. 우리는 이 두 가능성들 중에서 어느 하나만을 타당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사람이 동시에 바다로도 올 수 있고 육지로 올 수 있는 경우는 애초부터 배제되어 있다. 모순은 대립하는 것이 동시에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모순의 경우 우리는 둘 중에 어느 하나만을 타당한 것으로 결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혹은(or)이라는 표현은 선언, 포괄, 배제라는 3가지 의미를 다 지니고 있다. 우리는 이
표현의 의미를 문맥 안에서 확정할 수밖에 없다. p이거나 q라는 표현은 p나 q 둘 중의 어
느 하나가 참이라면 전체는 참이 된다는 것을 말한다. 이때 '혹은'이나 '이거나'의 의미는 포
괄로 사용되어졌다.
장보고는 육지로 오거나 바다로 올 것이다. 이때는 서로가 배타적 관계에 있기 때문에
둘이 다 맞을 수는 없고 어느 하나만 맞게 된다. 이때 혹은(이거나)의 의미는 배타의 관계
를 말한다. 장보고가 육지로 오면 그는 배로 올 수 없고 그가 배로 오면 그는 육지로 올 수
없게 된다.
선언삼단논법에서는 대전제가 이미 이거나의 의미를 배타적으로 설정하기 때문에 결론은
둘 중의 하나를 제거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음의 사례에서 우리는 이것을 분
명히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도덕의 진보를 통해 인간성을 형상시킬 수 있기를 기대하든가 아니면 지식의 진보
를 통해 인간성을 향상시키기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는 지식의 진보를 통해 인간성의 향상을 기대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도덕의 진보를 통해 인간성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선언삼단논법은 '이거나'의 의미를 배타적으로 설정하기 때문에 결론에서는 어느 하나가
반드시 제거되지 않으면 안 되는 형식으로 추론된다.
(6) 귀류법(regressus ad absurdum)
귀류법은 연역의 종류에 속하고 특징은 직접 증명이 아니라 간접증명(indirect proof)으
로 진행된다. 이것은 흔히 수학에서 많이 사용되어진다. 또한 안셀무스의 신존재증명도 이
런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귀류법은 필연성을 부정적으로 증명하는 방식을 말한다. 어떤 것이 필연적이라는 것은
어떤 것이 반드시 그렇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한다. 필연성은 부정적
으로 표현하면 모든 대안들이 부정된다는 것을 말한다. 필연성은 예외를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다. 필연성은 대안이 불가능한 한에서 전제를 그렇게 밖에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는 증명을 말한다. 귀류법은 직접증명이 아니라 간접증명의 방식으로 많이 사용된다. 전제
이외의 다른 대안적 가능성들이 부정되기 때문에 우리는 전제를 타당한 것으로 인정하지 않
을 수밖에 없다. 필연성은 대안을 부정함으로서 전제를 타당한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강제한
다.
반드시 그렇다. 이것 이외의 다른 대안들이나 가능성은 모두 배제된다.
(증명의 출발점) 그렇지 않다는 전제의 부정으로부터 출발한다.
(증명의 진행) 새로운 가설로부터 결론을 도출한다.
새로운 전제로부터 산출된 결론이 본래의 전제에 위배된다.
그러므로 처음의 전제가 옳을 수밖에 없다.
귀류법은 대안이 부정된 상황에서 대안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전제(본래의 전제와 다른 의
미에서 새로운 대안)로부터 출발한다. 본래의 전제와 다른 새로운 대안은 이것으로부터 새로운 결론을 도출한다. 하지만 새로이 산출된 결론은 본래의 전제에 모순되기 때문에 성립
할 수가 없다. 따라서 새로운 대안은 실패할 수밖에 없고 우리는 대안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본래의 전제를 타당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귀류법은 본래의 전제를 부정하면 자기모순에 빠진다는 것을 명백히 한다. 필연성이란
반드시 그렇고 그렇지 않은 것이 불가능한 것을 말한다. 귀류법은 필연성의 부정이 불가피
하게 자기모순에 걸린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전제 자체를 부정할 수 없는 것으로 이끌고
간다. 따라서 이것은 자기모순에 빠지지 않으려면 본래의 전제를 타당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제하는 증명을 말한다. 일체의 대안적 가능성들을 부정함으로써 본래의
전제가 타당하다고 강제하는 증명이 바로 귀류법이다. 귀류법은 연역적 사고의 종류에 속하
고 또한 이것은 간접증명의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을 말한다.
무리수는 정의상 분모의 형태로 표현될 수 없다. 표현되더라도 반드시 분모와 분자는 서
로 소(素)의 관계에 있어야만 한다. 이것이 무리수에 관한 자명한 출발점을 형성한다. 이 근
본 정의에 위배되는 것은 모두 다 배제되지 않으면 안 된다. �諱獵� 정의상 무리수에 해당한
다. 그렇지 않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이것을 �諱� = ?
?
의 형태로 표현해보자. 양변을 제곱
해서 정리하면 q2= 2p2과 같이 정리된다. 이것은 결국 q가 2의 배수라는 것을 의미한다. q
가 2의 배수라면(예를 들어 q=2m)하면 p 역시 2의 배수(p=2n)가 된다. p와 q가 각각 2의
배수라는 결론이 되므로 이 결론은 처음의 근본 전제 즉 p와 q는 서로 소라는 정의에 위배
되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전제를 부정한 결과로부터 도달된 결론이 근본적으로 처음의 본
래 전제에 위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諱斂� 무리수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신은 본성상 자족하는 절대성이다. 신 안에 없는 것은 없다. 결핍된 신은 정의상 신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신에 대해서 자족과 완전성을 귀속시킬 수 있다. 범신론은 모든 것
이 신이라는 주장이기 때문에 정의상 신의 정의에 위배된다. 안셀무스는 신의 완전성이라는
주장으로부터 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만약에 그렇지 않다고 전제하게 되면 이것은 신의 정
의에 근본적으로 위배된다. 따라서 신에 관한 정의는 완전자라는 것이 증명되어지게 된다.
(7) 딜레마
딜레마는 수사학에서 종종 이해되는 바와 같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그래서 딜레마는 흔히 말해 兩刀論證으로 불리운다. 하지만 우리는 어느 하나를 선
택하도록 요구받게 되는 난처한 경우에 처했을 대 부득불 어느 하나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
게 된다. 제갈공명이 군법을 지키려면 자기가 사랑하는 마속을 죽여야만 하고 죽이자니 그
가 사랑한 장수였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그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처해있다. 하지만 제갈공명은 명령은 반드시 지켜져야만 한다는 군율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눈물을 머금고 마속을 처형하지 않을 수 없었다.
p이거나 q이다.
만일 p라면 r이다.
만일 q라면 s다.
그러므로 r이거나 s다.

일본은 그들이 저지른 역사적 만행을 사죄하거나 사죄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만약에 일본이 사죄한다면 일본은 한국과 중국으로부터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만일 일본이 사죄하기를 거부하면 일본은 한국과 중국으로부터 비판을 받게 된다.
그러므로 관계가 개선되든지 아니면 악화되게 된다.

일본이 사죄를 거부하면 일본은 한국과 중국으로부터 고립될 것이다. 반대로 일본이 사죄한다면 그들은 이제 까지 사죄를 하지 않고 버틴 자신들의 태도가 잘못되었기에 비난받게 될 것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입장에 그들은 처해있다. 그들이 이웃나라들과 화해하기를 원한다면 그들은 먼저 역사적 만행에 대해 사죄를 해야만 한다. 만약에 그들이 사죄하기를 거부한다면 그들은 한국과 중국으로부터 고립되어지고 비난을 받게 된다는 것을 감수해야만 한다. 원인을 제공한 일본이 문제를 스스로 풀기를 거부하기 때문에 그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입장에 빠지게 된 것이다.

수사학적으로 딜레마는 두 선택들 모두 좋지 않은 결과를 야기하는데도 불구하고 두 가능성들 중에서 어느 하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가리킨다.
어느 날 예수께서 성전에서 백성을 가르치며 복음을 전하고 계실 때에 있었던 일이다. 대제관들과 율사들이 원로들과 함께 다가와서는 그분에게 말하기를 "우리에게 말해보시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합니까? 당신에게 이런 권한을 준 이가 누구입니까?" 하였다. 그러자 그분은 대답하여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도 여러분에게 한 가지 물어 볼 터이니 나에게 말해 보시오. 요한의 세례가 하늘에서 비롯했습니까, 사람들에게 비롯했습니까?" 그러니 그들은 자기들끼리 상의하며 이렇게 말했다.
하늘에서 비롯했다고 우리가 말한다면 그는 어찌하여 여러분은 그를 믿지 않았습니까?하고 말할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비롯했다고 우리가 말한다면, 온 백성이 우리에게 돌을 던질 것입니다. 사실 백성은 요한이 예언자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어디에서 유래했는지 모른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지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그렇다면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여러분에게 말하지 않을 수 않겠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누가복음 20)
논리적으로 따져볼 때 바리새인들은 다음과 같은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바리새인들은 요한의 세례가 하늘로부터라고 말하거나(p), 아니면 사람으로부터라고 말해야만 한다.(q) 만일 바리새인들이 하늘로부터라고 말한다면(p), 그들은 요한을 믿지 않았다고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r)
만일 바리새인들이 사람으로부터라고 말한다면(q), 바리새인들은 요한에 대한 백성들의 믿음을 모욕한다는 이유로 돌을 맞을 것이다.(s)
그러므로 바리새인들은 요한을 믿지 않았다고 비난받거나(r), 요한에 대한 백성들의 믿음 을 모욕한다는 이유 때문에 돌을 맞게 될 것이다.(s)

(8) 생략삼단논법
자연과학에서 말하는 가설(hypothesis)과 연역 논증에서 말하는 생략된 삼단논법
(assumption)은 서로 구별되지 않으면 안 된다. 연역적 삼단논법은 흔히 대전제, 소전제, 결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대전제가 너무 자명하거나 굳이 그것을 주제화할 필요 없이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때 우리는 그런 전제를 생략할 수 있다. 생략된 전제는 이것이 너무 자명해서 굳이 주제화할 필요가 없을 때 발생한다.
"약속은 지켜야만 한다"라든지 빌려간 돈은 반드시 다시 돌려주어야만 한다는 것이 이런 경우에 속한다. 철수는 영희가 빌려간 돈을 아직 못 받아서 매우 화가 났다.
이것을 추론의 형식으로 재현하면 다음과 같다.

철수는 매우 화가 났다.
왜냐하면 영희가 빌려간 돈을 갚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철수가 화가 난 원인은 빌려 간 돈은 반드시 갚아야만 하는데 영희가 그것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그가 화가 난 원인은 전제의 자명성을 영희가 이행하지 않은 데 있다. 우리는 생략된 전제를 다시 주제화함으로써 이것을 다음과 같이 고쳐 쓸 수 있다.

대전제 : 빌려 간 돈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
소전제 : 영희는 철수의 돈을 빌려서 갚지 않았다.
결론 : 철수는 영희에게 빌려간 돈을 갚으라고 했는데 갚지 않아서 매우 화가 났다.

너무 자명해서 굳이 추론의 전제로 가정하지 않아도 우리는 그것을 통해 타당한 추론을 이끌어낼 수가 있다.
생략된 삼단논법은 대전제의 자명성 때문에 생략되어 있지만 추론을 완전하게 할 때는 어김없이 배경으로 작동하고 있는 추론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