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강 현대의학과 ‘치료’의 진정한 주체

◆ 치료의 주체


▲ 주체란 무엇인가

무슨 행사하면 주최가 어디에요. 물어요. 그 얘기는 그 행사에 주관하는 사람, 얘기하잖아요. 주관하는 단체나 그런 것처럼, 자기의 삶의 원인과 과정과 결과를 쌓는 사람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고, 우리가 철학적으로 얘기할 때 주체라는 것은 시대마다 지역마다 사람마다 주체에 대한 이해가 또 역시 다르지요.

자, 시대에서는 고대, 중세, 근대 현대에서의 주체는 굉장히 다르게 나오죠. 고대에서 주체가 있다면 어떤 걸까요. 자기이기도 하고 물질이기도 하겠지요, 어떤 면에서는. 왜냐하면 자기가 원인이 되고 동시에 결과가 되어지는 것. 신이기도 하고 물질이기도 해요.

그런데 지역마다 주체가 달라진 적도 있죠. 동양과 서양의 주체가 다르고 어떤 공동체 마다 주체가 달라요. 북한에서의 주체사상하고 그때 주체하고는 또 다르고 다른 의미를 내포하기도 하죠.

어쨌든 우리가 얘기하고 싶은 건 많은 사람이 주체 얘길 했지만 인간마다 철학자마다 칸트가 말하는 주체가 말하는 주체와 레비나스가 말하는 주체, 가다머가 말하는 주체가 다르죠. 그래서 우리가 이걸 다 통틀어 주체에 대한 개념을 보면 인간은 실질적으로 주체라고 말할 수 없는 신이었던 부분이 있고 두 번째는 인간을 주체자로 여겼던 적이 있어요.

그때 인간의 주체는 신처럼 모든 것에 능력을 발휘했던 근대에서의 인간, 그때 주체는 대신에 뭐가 빠졌어요? 회귀성이 빠졌어요. 성찰하는 인간은 마치 신처럼 모든 능력이 잇는 것처럼 타자에 의해서 무한한 힘을 발휘할 때 주체라고 생각했죠.

그러나 세 번째, 현대에 들어와서의 인간인 경우 이때 주체는 자기 안에 자기가 할 수 있는 한계를 껴안고 있는 그것을 주체. 여기서 주체란 어떤 의미를 갖느냐면 이때 주체는 자기가 자기 삶을 정말 돌아보지만 내가 그것을 다 할 수 없는 한계를 느껴요.

그래서 그것 때문에 아파하기도 하고 고통스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비극과 희극을 끊임없이 자기 안에서 널뛰기를 하는 사람. 그러나 그 안에 함몰되진 않고 그것과 더불어서 자기가 부족한 그것을 항상 넘어서 가려고 스스로 자유권을 행사하는 사람. 그래서 자기가 자기 안에 책임을 묻고 자기 안에 원인을 두면서 그것과 더불어 자기 부족을 깨달으면서 그 부분에 대해 사회에 여러 부분에 책임을 다하려고 하는 것.

자기 안에 자기로 꽉 찬 주체가 아니라 ‘나는 부족이로소이다’. 그래서 자기 유한성, 한계성, 모든 것을 자기가 포괄할 수 없다라는 것을 고백하면서 나아가는 존재. 이런 존재만이 주체가 있어요.


▲ 현대의 ‘주체’

만약에 근대처럼 이런 주체다 그러면 현대에서 이런 주체를 사이코라 하죠. 그런데 근대에서는 이것은 주체였고 이것은 부족한 병리, 병으로 생각하죠. 그러나 이제는 사람이 자기를 돌아다보게 됐어요. 성찰하게 되니까 현대에서 주체란 이런 게 아니에요.

항상 주체적인 사람일수록 자기 안에 자기로 가득 채우지 않아요. 가시나무 새라는 그런 노래도 있고 영화도 있죠. 자기 안에 자기가 너무 많아서 자기로 가득 찬 사람은 다른 사람 말을 들을 수도 없고 받아 들일수도 없고.. 그렇죠.

현대에서 주체란 사람은 자기 안에 자기의 공간을 많이 만들었어요. 제가 이것과 이것을 비교해본다면 근대에서 주체는 내가 이것을 자기 것으로 삼아와 가지고 채우려고 했죠. 이것을 통해서 자기를 확대해 나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이 주체는 결과는 같을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세 번째 현대에서 주체는 자기 안 에 자기의 공간을 타인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만드는 거예요. 자기로 자기를 가득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타인의 공간을 많이 만들수록 자기가 소멸되거나 작아지거나 못나지는 게 아니라 그 타인의 공간을 만듦으로서 나는 내 지경이, 내 마음이 확대되는 거예요. 방법이 굉장히 다르죠?

굉장히 좁아지는 게 아니라 자기를 죽이는 것도 아니라 오히려 자기 안에 자기를 빼고 공백을 만들어 타인을 들어오게 하는 것이 나를 살리게 되는 거죠. 왜냐하면 나는 결핍된 유한한 자이기 때문에 그 결핍을 타인을 통해서 나아가는, 끊임없이 자유로워 질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이 나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곧 나를 살린다는 거죠. 그래서 현대에서는 이것을 역설이라고도 얘기하죠. 역설의 진리.

그래서 여기서 말하는 주체란 세 번째에서 말한 주체를 염두 하셔야 이 문제가 이해가 되지요. 근대에서 말하는 칸트의 주체라든가. 자기 일방성에 의해서 타자를 제압하려는 주체라든가 내 것만이 완전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한테 말하는 이 주체는 아니라는 것을 염두 하셔야 합니다. 사실은 내가 있기는 하나 내 안에 빈 공간이 있는 이런 주체를 얘기합니다.


▲ 치료에 있어서 진정한 ‘주체’

그럼 구체적으로 치료에서 주체는 의사가 아니라 환자 자신이어야 한다는 의미는 뭘까요. 이것도 앞서서 한 얘기 중에 다 나왔던 얘기이죠. 우리들은 보통 의사가 치료한다, 병을 고친다고 얘기하지만 진짜 고치는 것은 자기 자신일 수박에 없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주체는 자기 원인과 결과를 자기 안의 책무 안에 두는 사람이라고 했죠. 그렇다면 인간이라면 다른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에 의해 사람의 병이 고쳐질 수 없죠. 논리적으로 맞지 않아요.

왜냐하면 주체는 자기 안에 원인을 두고 자기에서 책임을 두기 때문에 밖에서 의사가 하는것은 하나의 자기가 자기의 삶에 놓여 있는 이해의 차원, 자기가 이해해야 할 것이죠. 그래서 자기가 이해하고 자기 삶으로 적용하면서- 이때 적용이란 가다머의 적용을 얘기하죠. 그렇게 이해함이 곧 적용으로 있는 것. 그것이 곧 나라는 것. 가다머의 철학으로 말씀드렸었죠.


▲ 가다머의 ‘적용’

선생님? 저 기억나시죠? 이 적용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했어요.
자, 내가 아는 것을 구체적으로 응용하는 것. 그런데 이 적용은 이미 아는 것을 적용하는 것을 공격하는 시간차 공격이 아니라 동시성이라는 거예요. 이건 시간차에요. 이건 동시성이에요. 물론 이것은 생활 속에서 부분부분 섞어 쓰고 혼용해서 쓰는 부분이 잇지만 엄밀하게 구분하면 그래요. 가다머가 말하는 적용은 이 적용이에요.

하버마스 같은 사람은 객관성을 담지하고 그 객관성을 자기안의 특수성으로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문제 삼지만 가다머는 내가 이렇게 있음은 곧 내가 그것을 이해하고 내가 적용하는 그 자체가 나로 있는 거예요. 이게 분리 될 수 떨어 질 수 없죠. 시간의 간격은 없고 동시적으로 있죠.

예를 들어 삼각형이 세변이 있음과 동시에 삼각형이 되어지죠. 그것과 마찬가지로 이렇게 삼각형이라는 변과 삼각형이라는 관계처럼 여기서도 환자가, 의사가 하는 것을 동시에 내가 이해하고 적용하면서 내가 나로 되어져가는 것이죠.

왜냐하면 내가 나로 되어져 가는 것이 곧 건강함이고 치료라고 했지요. 내가 앞에서 전제로 얘기했죠. 당연히 치료의 주체는 의사가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수단과 방법일 뿐이고 요소일 뿐이죠. 결과적으로 낫고 안 낫는 것은 내가 하는 거라는 거죠.

마치 내가 밥을 먹고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보고 살 수 있는 것처럼 그것은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죠. 다른 사람이 대신 할 수 없는 나만의 그 고유성이라는 거죠. 만약 다른 사람이 대치가능하다는 것은 이론의 세계죠. 이론의 세계는 되풀이가 가능하죠. 반복도 가능하고 수정도 가능하죠.


▲ 적용과 치료

그러나 이 세계는 아무것으로도 대신 할 수 없어요. 쌍둥이도 대신할 수 없고 부자지간에도 대신 할 수 없죠. 내가 사는 것은 곧 나예요. 그렇기 때문에 치료, 건강, 삶과 죽음, 그 문제는 곧 모든 것이 나 자신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거죠.

그런데 이것을 놓치게 되면 우리는 치료를 의사가 해주는 것이다 생각하지만 우리는 의사를 치료의 하나의 파트너로서 서비스를 받는 것이고 나는 그것과 더불어 치료해가는 거죠. 이건 전 단원의 이해가 없이 이것만 딱 떼어놓고 보면 마치 의사와 환자가 주권을 놓고 싸우는 것처럼 보일 수가 있겠죠. 그렇지 않다라는 것이 여기서 해명이 되었죠.

아무리 제가 아파서 의사가 시술해도 내가 낫고, 아프고 ,죽고 ,하는 것은 나지 의사일수 일어요? 없잖아요. 의사가 제공하는 거죠. 예를 들어 치료라는 얘길 다시하면 시소가 있으면 환자가 아프다라는 반대에 의사가 마치해주는 것이지 실질적으로 하는 것은 놀이를 하는 건 나죠.

내가 또는 의사가 하는 것도 아니에요, 사실은. 이때 주체라고 말씀드렸죠. 주체는 내가 하는 게 주체가 아니에요. 아까 주체 개념을 설명해드렸듯이 주체란 항상 자기 안에 빈 공간에 있다라는 거죠. 내가 꽉 차는 게 아니라, 내가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치료라는 것에 참여하는 거지요.

전체적인 틀 안에 가다머의 철학이 깔려있어요. 우리가 축구를 하죠. 놀이를 하죠. 이 때 사실 내가 축구를 하는 게 아니라 나는 축구에 참여하는 거죠. 근대에서 주체 개념은 무엇이든지 내가 하는 거였죠. 그런데 가다머에서 주체는 내가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참여하는 거예요. 이해가 어렵나요?

다시 설명하면 나는 뭐든 다 하는 전지전능한 주체가 아니에요. 만약에 앞에 선생님처럼 근대식의 사고가 알게 모르게 남아 있어서 그래요. 사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내가 나아야지 하면 나아야죠. 그런데 낫고자 해도 낫지 않아요. 기도하고 의사가 시키는 대로 다 해도 우리는 죽을 수 있어요. 그런데 그 이유는 무엇이냐면 내가 하는 것이라는 주체가 내가 완결성, 전능성을 얘기하는 주체가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