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강 퇴폐예술전 및 런던 이탈리아예술전 : 예술과 정치

퇴폐예술전(1937, 독일)


사상 초유의 블록버스터 미술 전시

20세기 미술사를 이끈 무수한 아방가르드 전시회 중 가장 많은 수의 관람객이 방문한 전시가 새로운 실험 정신을 짓밟고 조롱하기 위해 나치가 기획한 그 유명한 <퇴폐예술>展이라는 사실은 참으로 역설적이지 않은가. 두 번씩이나 미대 입학시험에서 낙방한 실패한 화가이자 편협한 사이비 비평가 아돌프 히틀러가 주도한 이 블록버스터 전시는 1937년 7월 19일, 독일 전역의 30여 군데 미술관에서 비독일적인 요소로 독일의 전통을 오염시킨다는 명목으로 압수한 아방가르드 계열의 작품 650점이 전시되었는데, 3개월 반 동안 2백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후 독일과 오스트리아 전역의 11개 도시를 순회하며 총 400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 모았다. 뮌헨 전시에서 하루 평균 20,000명이 다녀간 이 경이로운 기록은 히틀러가 얼마나 탁월한 대중 선동가였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도 남음이 있다.


반유대주의의 시각적 증거

‘독일 대중들에게 어떤 형식의 모던 아트가 제3제국에 부적합한지 그리고 비독일적인지 정확하게 설명하기 위해’ 기획된 사상 초유의 초대형 프로퍼갠더인 <퇴폐예술>展 개막식에서 히틀러는 “예술가는 예술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민족을 위해 작품을 생산해야 한다. 그리고 예술을 심판하는 것은 국민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건강한 민족이 함께 즐기고 공감할 수 없으며 소수 계층의 편파적인 취미에 이끌린 불성실한 예술은 용인할 수 없다.”면서 한 시간 이상이나 장광설을 토해내며 소수 부르조아 엘리트만의 전유물이었던 아방가르드 예술에 가혹한 사형 선고를 내린다.
당시에는 독일적 전통에서 벗어난 요소는 모두 독일 민족주의의 최대의 적인 ‘유대인’과 ‘볼세비즘’(냉전 시대 한국의 ‘빨갱이’라는 단어가 주는 불온한 느낌을 풍기는 표현)과 동의어로 치부되어 배척되던 상황이었다. 히틀러는 독일인의 반유대 감정을 고조시키기 위해 아방가르드 미술을 시각적 증거물로서 이용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전시에 포함된 샤갈, 피카소 등의 외국인 작가와 독일 표현주의 계열의 작가들의 비전통적인 표현들 즉, 기형적으로 왜곡된 인체, 과장된 관능성 그리고 비현실적인 색채 등은 광기의 소산인 동시에 게르만 민족의 우수성을 퇴보시키는 열등하고 위협적인 요소로 선전된 것이다. 히틀러 정권에 의해 숙청당한 아방가르드 예술은 당시 ‘국가 사회주의 미술’이라는 이름으로 정치적 사상을 담은 아카데믹 양식의 그림을 장려했던 독일 정부의 눈에 전통적인 재현에서 벗어나 형식적 실험이나 내적 주관을 표현한 아방가르드 미술은 이상적인 독일 전통을 왜곡되고 타락시키는 병적인 요소일 뿐이었던 것이다.
이렇듯 아방가르드 미술을 지지한 엘리트 계층의 새로운 취향에 대한 공격은 이러한 예술을 수집하고 전시했던 진보적 미술관에 대한 보수적 화단의 반감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경제 침체가 시작되자 보수적 화단에서는 정치권에 입김을 불어넣어 이러한 아방가르드 미술을 편애한 미술관 관계자들의 관직을 박탈하고 작품을 압수하고 공공미술관의 수집정책을 근대 이전의 작품을 중심으로 반전시키는데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러한 경제적 이해관계 뿐 아니라 공산주의자와 유대인의 국제적인 공모가 독일을 경제적 위기와 도덕적 기강의 붕괴로 몰아갔다는 음모론이 입체주의, 표현주의, 다다를 표적으로 한 마녀사냥을 정치적으로 합리화해주었다.
한편, <퇴폐예술 展>의 철학적 근거는 1933년 ‘새로운 정부에게 독일 예술인들은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미술잡지 기사에서 5가지로 요약 정리되었다. 첫째, 코스모폴리탄적이거나 볼세비스트적인 취향은 독일 미술관에서 사라져야한다. 단, 이러한 작품은 세부 사정을 알 권리가 있는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후 소각되어야 한다. 둘째, ‘비독일적’인 작품을 구입하는데 세금을 ‘낭비한’ 미술관장들은 즉각 퇴출되어야 한다. 셋째, 막시즘과 볼세비즘과 연루된 예술가는 향후 거론되어서도 안 된다. 넷째, 입방체 형식의 건물도 지어서는 안 된다. 다섯째, 독일 대중에게 ‘승인되지 않은’ 공공 조각은 즉각 철거되어야 한다.

도판 1. 1937년 뮌헨. <퇴폐예술>展 전시장 입구에 모인 군중. 간판에는 무료입장이라고 써있다.
도판 2. 전시를 관람하는 히틀러와 괴벨. 폴 클레의 작품이 보인다. 뒤의 벽면에는 아방가르드 예술을 폄하하는 내용의 1934년 히틀러의 연설에서 인용한 문구가 적혀있다.


사상이 예술을 검열할 때

히틀러의 사상적 견고함에 기반을 둔 탁월한 기획력은 전시 디스플레이 방식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뮌헨 전시의 장소는 이전에 고고학 연구소였던 건물의 2층이었는데, 좁은 계단으로 올라가서 전시장으로 들어서는 관람객에게 공포심을 조장하기 위해 커다란 예수상을 입구에 진열하였다. 가벽을 세워 여러 부분으로 나눈 전시공간에는 고의적으로 작품의 미학적 질을 떨어뜨리기 위해 대부분 액자도 없이 엉성하게 진열되었으며, 벽면에는 이러한 작가와 작품을 폄하하는 글귀를 빼곡히 적어놓기도 했다. 처음 세 전시실은 특히 유대인 작가들을 중심으로 종교의 품위를 떨어뜨리거나 왜곡된 인체 표현 등의 주제별로 구성되었다.
당시 전시장 벽에는 ‘독일 여성에 대한 모욕’, ‘미술관의 거물들은 이런 작품을 독일 민족의 예술이라 부르는가?’라는 등의 유치한 슬로건과 이런 추잡한 작품을 구입하기 위해 미술관이 투여한 예산 등을 쏟아부었는가 등 아방가르드 미술에 대한 반감을 품도록 조장하는 선동적인 문구들을 적어놓음으로써 모더니즘이 독일 민족을 위기에 빠뜨리려는 국외자들의 공모의 결과물이라는 음모론을 조장하는데 일조했다.

도판 3. 루드비히 기이스의 <예수상>. 1921년 작. 원래 성당에 설치되었다가 철거되어 퇴폐예술전에 전시됨. 전시장으로 올라가는 계단 상단에 전시되어 그로테스크한 느낌 연출함.
도판 4. 에른스트 루드비히 키르히너의 <자화상>, 1915년 작. ‘군인과 창녀’라는 제목으로 ‘국가 방위 임무에 태만히 함’이라는 문구와 함께 전시됨.
도판 5. 카다다와 추상미술이 혼재된 제3전시실. 다다를 폄하하는 문구와 어설프게
흉내낸 추상미술이 벽면에 낙서처럼 그려져있다.


퇴폐예술전 이후 아방가르드 아트의 향방

이렇게 퇴폐미술전을 통해 ‘국가의 적’ 또는 ‘독일 민족의 위협적 존재’라는 낙인이 찍힌 작가들은 검열과 핍박을 피해 상당수가 망명하거나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도 적지 않다. 그 예로, 막스 베크만은 전시 개막일에 암스텔담으로, 그리고 막스 에른스트는 페기 구겐하임의 도움으로 미국으로 망명한다. 키르히너는 이듬해인 1838년 스위스에서 자살을 하고, 폴 클레는 스위스로 망명했으나 퇴폐 미술가라는 꼬리표 때문에 시민권을 얻지 못한다. 나치는 이후 에밀 놀데 등 국내 체류 작가들에게 미술 재료 구입을 금지시켰고, 대학 강의 등의 활동도 제한되었으며 심지어 게슈타포의 감시를 받게 된다. 망명에 실패한 유태인 작가들이 수용소에 감금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전시 후, 퇴폐예술 작품들은 일부는 스위스의 경매에서 팔려 나치 정권의 재정을 확보하는데 사용되기도 하고, 나머지는 소방대에 의해 소각되었다. 나치가 몰락한 후 러시아 군대가 베를린에 진격했을 때, 이 전시에 포함된 작품 몇 점이 지하에서 발견되어 러시아 미술관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퇴폐예술>展은 정부 주도 하의 전시가 미술을 사상적 도구로 이용하면서 얼마나 쉽게 그 의미를 퇴락시키고 변질시킬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이다. 또한, 전시의 맥락에 교묘히 삽입된 정치적 의도가 대중들에게 얼마나 큰 선동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를 증명한 예이기도 하다. 전시의 중심에는 예술 작품이 존재하지만, 그 사이에 보이지 않는 계층간의 경제적 이익과 정치적 이해 관계 그리고 권력 관계들이 거미줄처럼 얽혀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진보적 사상과 예술이 초토화되어 더 이상 아방가르드 미술의 명맥이 유지될 리는 없는 일. 나치 주도의 2차 대전 이후 세계 미술의 중심축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동한 것은 너무나 자명한 결과다.



1930년 런던 《이탈리아 예술 1200-1900년》展

언젠가부터 미술사 책이나 교과서에 단골로 언급되는 소위 ‘거장’들의 작품을 특별전이나 회고전 형식으로 보여주는 블록버스터형 전시가 월드컵이나 헐리우드 영화 못지않게 대중적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블록버스터 전시는 ‘일반인을 위한 고급 문화의 향수 기회를 확대’하고 ‘미술관의 위상을 높인다’는 명목상의 취지와 일반 전시의 저조한 집객 실적을 충분히 보완해주고도 남는 실질적인 이유로 점차 미술관 프로그램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2001년 작고한 옥스퍼드의 미술사학자 프란시스 하스켈은 일찌기 블록버스터 전시가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미술관의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 예견한 바 있다. 그는 유고인 《The Ephemeral Museum : Old Master Paintings and the Rise of the Art Exhibition》(2001)에서 ‘옛 대가들의 전시회가 미술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꾼다’고 지적했는데, 이는 단순히 전시를 통해 특정 작가에 대한 미술사적 재조명이 이루어진다는 사실 뿐 아니라 16세기 이후 교회나 귀족의 사유재산인 예술품들이 미술시장과 전시회를 통해 맞춤 제작된 원래 장소를 벗어나 다양한 장소에서 전시되고 유통되는 과정을 통해 전시가 스스로 내세우는 미학적 가치 이면에 종교적, 정치적, 경제적 관계들이 상호 연관되면서 생산하는 이데올로기의 총체적 재맥락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애초에 회고전 형식의 블록버스터 전시는 독일의 뒤러 또는 홀바인, 네덜란드의 렘브란트, 영국의 레이놀즈 등 한 나라를 대표하는 작가를 대대적으로 선전하여 자국의 문화적 역량과 국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19세기 말 20세기 초 제국주의 시대에 이런 전시 들이 서구 열강들 사이에서 경쟁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보면 블록버스터 전시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국가 이데올로기의 존재를 확연히 알 수 있다. 이러한 전시에는 운송의 어려움과 원작의 훼손을 우려하여 유명한 작품의 복제품이나 사진 기록물이 대신 사용되기도 했는데,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공공 미술관과 개인 콜렉터들이 해외 전시에 작품을 대여하는 사례가 늘면서 ‘해외 거장전’ 형식의 블록버스터 전시가 증가하게 된다. 그 중 가장 흥미로운 예로 손꼽히는 것은 1930년 영국 보수정권의 외무부 장관이자 미술 애호가인 체임벌린 부부가 무솔리니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기획한《이탈리아 예술 1200-1900년》(1930, 런던 로얄 아카데미 오브 아트)展이다.

(도판 1 : 티치아노의 성모상 앞에 선 쳄벌레인 여사(가운데)와 커미셔너 모딜리아니(왼쪽 두 번째))
(도판 2 : 히틀러와 함께 하고 있는 무솔리니)

이 전시에 대한 아이디어를 최초로 제안한 체임벌린 여사는 1927년 전시 운영 위원회를 구성하고 만장일치로 회장이 된 후 정치적 권력과 외교적 인맥을 십분 이용하여 우피치 등 이탈리아 전역의 대표적 미술관과 유럽 각지의 콜렉터들로부터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봄>, 도나텔로의 <다비드>, 지오르지오네의 <폭풍>을 포함한 르네상스의 주옥같은 대표작 600여점을 런던으로 실어 나른다. 사실 애초에 무솔리니는 주요 작품은 대여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체임벌린 여사와 전시 지원을 약속한 것이었는데, 막상 대여 희망 작품 리스트가 바티칸의 보물을 비롯한 국보급들임을 확인하고 다급히 수정을 요청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그녀의 집요한 요구에 두 손을 들고 만다. 파시즘의 옹호자인 체임벌린 여사와 영국의 지지를 바라는 무솔리니와의 굳건한 공조체제는 그들이 전시 진행 과정에서 주고받은 수많은 공식/비공식 서신에서 명백히 드러난다. 무솔리니는 소장품을 외부에 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는 자국의 미술관에 소장품 대여 요청서와 더불어 보낸 편지에서 ‘런던에서 열리는 이탈리아 미술 전시는 이탈리아 정신을 구현하는 특별한 행사가 될 것이다.... 작품의 소장가 및 미술관은 여하한의 예외 없이 작품 대여 요청에 응해야 한다’며 전시의 성공을 위한 전국가적인 지원을 촉구한다.

(도판 3 : 보티첼리, <비너스의 탄생>)
(도판 4 : 지오르지오네, <폭풍>)

이 전시를 위해 무솔리니는 20여 년간 브레라 미술관의 관장으로 재직하였고 1919년 파리 평화 회의에 이탈리아 대표로 참석하여 오스트리아가 약탈한 예술품을 되찾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59세의 모딜리아니를 전시 커미셔너로 임명했는데, 런던의 이탈리아 대사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전시를 통해 이탈리아가 수백년 동안 침략과 약탈을 당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위대한 보물들을 많이 지니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무솔리니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체임벌린 여사의 전시 기획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하나 뜻밖에도 자국인 영국에서 협력기관의 반발에 부딪혀 난관을 겪게 된다. 그녀는 전시 운영위원회 회장으로 선출된 직후 단 한 장의 편지로 로얄 아카데미의 회장으로부터 대관 승낙을 받아내는데, 아카데미 측은 격식도 갖추지 않고 대관 신청을 받아들인 회장을 비난했고, 전시운영위원회 측은 입장료 수입의 50%와 주당 대관료 150파운드를 지불하라는 아카데미측의 조건에 반발했다. 전시 운영 위원회 측은 아카데미와의 사전 협의 없이 정치적 권력을 행사하여 일방적으로 전시 기간을 연장하는 등 독단적인 태도로 전시가 막을 내리는 순간까지 마찰을 빚었다고 전해진다.
우여곡절 끝에 1930년 마지막 날 열린 전시 개막식에는 버스 운행 시간이 1시간 가량 지체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으며, 전시 기간 동안 54만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다녀갔다. 이 전시는 기본적으로 1200년부터 1900년까지의 미술품 600여점을 연대기적으로 디스플레이했으나, 르네상스 명화는 예외적으로 중앙홀에 배치하여 전시 효과를 드높였다. 그러나, 막상 개막일이 다가오자 전시를 둘러싼 여러 가지 정황이 무솔리니의 심기를 건드려 전시 개막식을 위해 축하 메시를 보내달라는 운영 위원회측의 부탁을 거절하기에 이른다. 고대 로마와 르네상스로 이어지는 역사적 정통성과 문화적 우수성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파시즘을 선전하기 위해 자국 정부의 예산을 전용해가며 전시를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그였건만, 작품 대여를 설득하기 위한 소장처와의 끝없는 줄다리기와 예산 전용에 대한 부담감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국과 프랑스 등 적국의 언론이 ‘나라 빚에 대한 담보로 명화를 대여했다’는 내용의 비난에 대한 분노를 거둘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도판 5 : 풍자 잡지 ‘펀치’에 게재된 만화. 무솔리니가 영국을 상징하는 존 벌에게 보티첼리의 ‘봄’을 선사하고 있는 장면)

이 전시에 대한 평가는 둘로 나뉜다. 하나는 부실한 전시 도록에서 극명히 드러나듯이 연구의 깊이가 결정적으로 취약했으며 불균형한 작품 선정 때문에 작가의 중요도가 뒤바뀌는 등 미술사적인 맥락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는 유명 작가일수록 작품 대여가 어렵다는 실질적인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긴 하지만, 예술품의 미학적 또는 미술사적 가치가 아니라 정치적 프로퍼갠더를 위해 기획된 만큼 연구는 중심적인 관심사가 아니었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케네스 클락은 15만부나 팔린 ‘사상 최악’의 전시 도록에서 파시즘 선전에 연루된 상황에 대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으며, 뉴 스테이트맨紙는 ‘이 나라는 파시즘에 대해 비난하면서도 이탈리아 정부에 빚을 지게 되었다’고 논평했다. 결국, 이탈리아 정신을 표방한 파시스트 프로퍼갠더 전시 《이탈리아 예술 1200-1900년》전은 성공적인 개최에도 불구하고, 영국-이탈리아 간의 우호 관계는 연이은 무솔리니의 침략 전쟁으로 인해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하고 결실을 맺는데 실패하고 만다.


참고문헌

- Altshuler, B.『Avant-garde in Exhibition』, Univ of California, 1998
- Altshuler, B.『Salon to Biennale』, Phaidon, 2009
- 김수용,『파시즘의 문화』, 한국학술진흥재단, 1998
- 송혜영, 『나치와 현대미술』, 서양미술사학회 논문집 제13호, 2000
- Stephanie Barron ,『Degenerate Art』, Harry N. Abrams, 1991
- 이현애 ,『대독일예술전 및 퇴폐예술전』월간미술, 2009
- 임근혜,『아방가르드 예술의 수난』, 컬처뉴스,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