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위有爲와 무위無爲

- 제자백가들 중에서 후대에까지 지속적인 영향을 끼친 것이 유가와 도가이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자연으로부터 연속적(몸을 가지고 신진대사를 함)인 동시에 불연속적(동물하고는 다름)이기도 하다. 유가는 유위有爲 사상으로 자연에서 떨어져 나와 독자적이고 인위적인 성격을 가지는 반면, 도가의 무위無爲 사상은 이러한 자기를 거부하고 자연에 귀의하는 것을 말한다.

▲ 전국시대: 제자백가의 출현

- 주(周)나라 평왕(13대)이 낙양으로 천도한 이후를 '동주'시대라 하는데, 이를 다시 춘추시대와 전국시대로 나눈다. 전국시대가 되자 ‘天下’는 더욱 어지러워졌고 패권정치覇權政治가 이어졌다. 이 시대에 이르러 보다 다양한 제자백가가 펼쳐졌고, 문헌들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학파’라는 개념이 보다 뚜렷해지고 지식인(사士계층)의 위상은 훨씬 고양되었다. 제자백가들 중에서도 양주의 설(극단적 생명사상, 내 털을 한 올 뽑아서 천하를 구제할 수 있다 해도 싫다는 극단적 개인주의 사상)이나 유가, 도가, 법가, 묵가(절대평등사상을 주장, 특히 노동자들의 절대평등 공동체를 소망), 음양가(기, 음양오행을 중요시 함. 이것은 제자백가의 공통적 관심사였음. 동북아 사상의 공통과목으로 도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 공산주의와 자유주의처럼 정치적으로 대립해도 자연과학은 공통됨), 명가(논리학, 역설의 문제), 종횡가(당대의 엄청나게 복잡한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는가 하는 정치적 비전에 대해 탐구함), 농가(농사천하지대본, 농업을 강조) 등이 중요한 위치를 점했으며, 특히 유가와 도가는 훗날 쌍벽을 이루는 사상으로서 이어진다. 여기에 불가가 덧붙여지면서 유불도儒佛道/유불선儒佛仙 ‘삼교三敎’를 이루게 된다.

▲ 유가(儒家) : 맹자와 순자

- 맹자와 순자는 공자의 도를 이었기에 훗날 ‘유가儒家’로 분류되었다. 사마담(사마천의 아버지)에 의해 여러 제자백가들의 사상이 ‘가’로 정리되고 틀과 범주가 확립되었다. ‘가’, ‘～logy', '～ism'은 모두 후대에 정리해서 붙여주는 틀에 불과하다. 철학 공부의 단위는 ‘텍스트→인물→학파(현상학, 마르크스주의, 유가 등)→시대나 지역→철학 전체’의 순으로 한다. 철학을 공부하는 어떤 사람들은 텍스트를 먼저 읽지 않고 어떤 ‘주의’나 ‘학파’에 대해서 읽는다. 공부에 있어서는 텍스트를 읽고 나서, ‘학파’나 ‘주의’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 맹자는 공자의 도를 순정純正하게 이었다고 평가되었으며, 때문에 성리학의 기초적인 인물로 간주되었다. 순자는 유가로 분류되지만 도가(노자의 도가)와 법가 등을 포함하는 잡가적 성격을 띤다(순자의 도가사상은 노자를 의미, 순수한 도가는 장자이고 ‘노자’는 노장사상 외에도 제왕학, 통치술의 책으로 해석되기도 하여 법가에 영향을 주기도 함). 맹자와 순자 공히 전국시대라는 난세를 치세로 전환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이것이 유가의 기본 목표이다. 이 점에서 이들의 사상은 유위의 사상이며 구성의 사상이다. 양자 공히 양주의 개인주의나 도가의 무위사상, 묵적의 절대평등사상을 비판(비현실적, 인륜을 부정한다는 측면에서)했다.

▲ 『맹자』와『순자』의 저술 과정

-『맹자』의 저술 과정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견이 있다. 맹자와 제가들이 함께 썼을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7편이며 외편 4편이 있었다고 하나 소실되었다. 제목은 『논어』처럼 글 앞머리를 따서 붙였다. 주요 주석서로는 동한 趙岐의 『孟子章句』, 남송 朱熹의 『孟子集注』, 청대 焦循의 『孟子正義』, 다산 정약용의 『孟子要義』 등이 있다. 『순자』는 순자 자신이 쓴 부분도 있고 제자들이 쓴 부분도 있다. 20권 32편으로 되어 있는 대작이다. 한대 유향에 의해 정리되었다. 한漢대에 이르러 훈고학의 발달로 텍스트가 정리, 확립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