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강 잠재성과 비잠재성을 함께 사고하기 - 아감벤의 「바틀비」읽기

1. 필경사, 또는 창조에 관하여

아감벤은 아리스토텔레스를 필경사에 비유하는 (수다Suda라고 불리는) 후기 비잔틴 문헌의 한 구절에 주목한다. 그 구절은 아리스토텔레스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펜을 사고에 담그는 자연의 필경사였다Aristotel?s t?s physe?s grammateus ?n ton kalamon apobrekh?n eis noun.". 아감벤은 여기에서 결정적인 점이 자연의 필경사라는 이미 지보다는 nous(사고, 또는 정신)가 이 철학자가 그의 펜을 담그는 잉크병에 비유하는 점이라 고 본다.
이런 정의의 기원은 사고를 글쓰기 행위에 유사한 것으로 보는 점에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전 체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 가운데 단 한 텍스트만이 이와 유사한 이미지를 포함한다. 이 구절 은 논리적인『기관organon』이 아니라 영혼에 관한 논의에 속하는 것이다. 3권. 아리스토텔레 스가 nous, 지성이나 잠재적 사고를 아무 것도 쓰여 있지 않은 글쓰기 판에 비교하는 부분이 다. "nous는 어떤 것도 실제로 쓰여 지지 않은 글쓰기 판grammateion과 같다" (De Anima , 430,a I)
기원전 4 세기 그리스에서 잉크와 파피루스는 글쓰기의 유일한 수단은 아니었다. 보다 흔한 것은 (사적인 용도에서) 밀랍으로 얇은 층으로 뒤덮인 글쓰기 판에 철필stylus로 글자를 새기 는 것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잠재적 지성의 본성과 지성화하는 행위로 이행하는 양태를 그 의 사고를 기록하는 글쓰기 판과 같다고 보았다.

2. 서구 철학에서 이 이미지는 커다란 행운을 얻는다.

라틴어 번역자는 grammateion을 빈 종이tabula rasa로 옮겼고 로크의 유명한 백지("처음에 정신을 어떠한 글자나 어떠한 관념도 없는 백지라고 생각하자.") 비유는 잘 알려져 있다.1) 2)
아감벤은 아리스토텔레스가 글쓰기 판의 이미지를 통해서 회피하고자 했던 어려움이 사고의 순수한 잠재성에 관한 것이라고 본다 곧 어떻게 사고가 그것의 현실성으로 이행하는 것을 파 악할 것인가이다. 만약 사고 자체가 규정된 형태를 지닌다면, 곧 그것이 항상 이미 어떤 것(글 쓰기 판으로서 하나의 사물)이라면 그것은 필연적으로 지성적인 대상으로 나타나기 떄문에 사 고작용intellection을 방해할 것이다. 이 때문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조심스럽게 nous가 "잠재 적인 것과 다르지 않으며 사고하기 전에는 절대적으로 無라고"(De Anima , 429, a21-2) 특징 지었다.
따라서 정신은 사물이 아니라 순수한 잠재성을 지닌 존재이고, 아무 것도 씌어지지 않은 글쓰 기 판이라는 이미지는 순수한 잠재성이 현존하는 양식을 표상한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모든 존재하거나 행위 할 잠재적인 것은 존재하지 않거나 행위하지 않을 잠재적인 것이기도 하다 dynamis m? einai, m? energein. 이런 비잠재성이 없다면 (아리스토텔레스가 『형이상학』θ 편에서 논박했던 메가라 학파의 주장에 따라서) 잠재성은 항상 이미 현실성으로 이행했을 것이고 현실성과 구별할 수 없게 된다. 아감벤은 '~이지/하지 않을 잠재성potential not to'은 모든 잠재성 자체를 비 잠재성으로 변형시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잠재성 이론의 결정적인 비 밀이라고 본다. (형이상학 1046 a 32 참조)
건축가가 실제로 건축하지 않을 때에도 그의 잠재성, 잠재적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키 타라 연주자가 키타라를 연주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키타라 연주자인 것과 마찬가지로, 사고는 아무 것도 씌어 지지 않은 글쓰기 판(중세 철학자들의 잠재적 지성)처럼 사고할 수 있 는 잠재적인 것이자 사고하지 않을 잠재적인 것으로 현존한다. 사고의 잠재성은 그것 자체로 는 무인 것이고 지성의 행위가 발생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3. 1280-1290년 사이에 메시나에서 Abraham Abulafia가 유럽 도서관들에 수 세기 동안 초 고 상태로 남아있던 카발라주의적 저작들을 정리했다. (숄렘과 Moshe Idel 의 도움으로 20세 기에 비전문가들만 주목했던) 이 저작들에서 신성한 창조는 글쓰기 행위로 파악된다. 곧 글자 들은 그것으로 신의 창조적 말씀이 그것 자체를 피조물들로 육화시키는 물질적 수단으로 표상 된다고 할 수 있다.
"모든 피조물의 기원에 있는 비밀은 알파벳의 글자이고 모든 글자는 창조를 지시하는 기호이 다. ........" (246) 아불라피아는 (당시의 교육받은 유태인들처럼) 아리스토텔레스의 독자였고 아랍 번역본과 주 석들을 통해서 철학자들과 친근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영혼론』에서 몇 줄의 수수께끼 같은 문장들로 용해시킨) 수동적 지성의 문제, 수동적 지성과 능동적, 제작적poetic 지성의 관계 문 제는 팔라시파falasifa (이슬람의 아리스토텔레스 제자들)에 의해서 지극히 섬세하게 다루어졌 다. 팔라시파의 대표적 인물인 아비센나는 세계의 창조를 신적 지성이 자기 자신을 사고하는 행위로 파악했다. 월하세계(月下世界)의 창조는 자기 자신을 사고하는 3) 사고 모델에 따라서 피조물의 다양성을 존재하도록 한다. 따라서 모든 창조행위는 지성의 행위이다.4) 역으로 모든 지성의 행위는 어떤 것을 존재하도록 하는 창조행위이다. 『영혼론』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잠 재적 지성을 아무 것도 씌어 지지 않은 글쓰기 판으로 표상했다. 아비센나는 영혼에 관한 뛰 어난 글에서 (중세인들이 Liber VI naturaliam으로 알고 있는) 잠재적 지성의 다양한 종류와 수준을 보여주기 위해서 글쓰기의 이미지를 사용했다. 그가 염두에 둔 잠재성들은 세 종류가 있었다. (언젠가 글 쓰는 것을 배우겠지만) 아직 글쓰기에 대해서 모르는 어린이의 조건을 닮 은 잠재성(물질적인 것이라고 부른)이 있다. 다음으로 펜과 잉크로 막 글쓰기를 배운 어린이의 잠재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완전한 잠재성은 글 쓰지 않는 순간에 글쓰기의 기술을 온전하게 소유하고 있는 필경사에 속하는 것이다potentia scriptoris perfecti in arte sua, cum non scripserit. 그 후에 아랍 전통에서 창조는 글쓰기 행위와 연관을 맺는다. 능동적인/작용하는 agent 지성, 또는 제작적poetic 지성은 그 이름이 펜Qalam인 천사와 동일시된다. (수동적 지 성을 해명하고 그것이 현실성으로 이행하도록 하는) 신성한 도시에서 위대한 안달루시아 수피인 Ibn Arabi가 그의 최후 몇 년을 바쳤던 작업 계 획("메카Mecca의 해명")을 구상했을 때 그가 자음과 모음의 위계 뿐만 아니라 그것들이 신성 한 이름들에 상응하는 점과 관련해서 제 2장을 글자학(ilm al-huruf)에 바친 것은 우연이 아 니다. 인식을 얻어가는 과정에서 글자학은 표현 불가능한 것을 표현할 수 있는 것으로 이행함 을 가리킨다. 이븐 아라비는 (스콜라주의자들에게는 단순한 표현불가능한 ineffable것인) 현존,순수 존재를 "당신이 그 의미인 글자"라고 정의한다.
그는 창조의 이행을 세 글자 alif ? lam ? mim를 한 동작으로 묶는 선/연속ductus으로서 잠재성에서 현실성으로 글자상으로 표상한다. 이 글자의 첫 부분인 alif는 attribute를 향한 잠재적 존재의 하강함descent을 의미하고, 두 번째 부분인 lam은 attribute가 현실성으로 확 장됨을 가리키고, 세 번째 부분인 mim은 현실성이 표명manifestation으로 하강함을 가리킨 다
. 여기에서 글쓰기와 창조과정은 절대적으로 동일하다. 글 쓰지 않는 필경사(그 최후의, 소진된 형상이 바틀비이다)는 완전한 잠재성이다. 그것은 이제 창조의 행위로부터 분리하는 무에 지 나지 않는다. (247)

4. 글쓰기의 현실성으로 이행하도록 필경사의 손을 움직이는 자는 누구인가?

어떤 법칙에 따 라서 가능한 것에서 현실적인 것으로 이행하는가? 만약 가능성이나 잠재성 같은 것이 있다 면, 그것을 존재하도록 야기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슬람에서 이런 의문들은 motekallemim (수니파 신학자들)과 팔라시파 간의 갈등에 관련된 주제를 이룬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글쓰기판 에 주목함으로써 팔라시파는 잠재적인 것이 (신의 정신이나 제작자의 정신에 존재하는) 창조 하는 행위로 발생하거나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원칙과 법칙에 관해서 탐구한다. 이에 맞서서 Asharites는 (수니파적 정통성의 지배적 흐름을 표상하는) 원인, 법칙, 원칙 개념들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가능적인 것과 필연적인 것에 관한 모든 담론을 무효화시켜서 falasifa적 탐구의 기초를 와해시키려고 한다. Asharites는 창조 행위를 기적적인 사건들의 끊임없는 순간적인 산출로 파악한다. (서로 영향을 미칠 수 없는 모든 법칙들과 인과 관계들에서 독립된) 염색하 는 자가 흰 천을 염료통에 담그거나 대장장이가 칼날을 불 속에서 단단하게 할 때 염료가 (색 채를 내기 위해서) 천에 침투하는 것이 아니고, 불의 열이 칼날을 작열하도록 하지 않는다. 오 히려 신 자신이 일치/상응coincidence을 마련하는데, 이것은 관례적habitual이지만 그 자체 가 순수하게 기적적인 것이다. 신에 의해서 (염료통에 담갔을 때) 색이 천에 산출되고, (불 속 에 놓이는 순간 마다) 작열함이 칼날에 나타난다. "필경사가 그의 펜을 움직일 때, 그것을 움직이는 것은 그가 아니다. 이 운동은 신이 필경사 의 손에서 창조를 행하는 사건일 뿐이다. ...... "(248)
이것은 단순히 창조행위의 개념틀이 철학자에 의해서 제시되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의미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신학자들이 원하는 것은 아리스토텔레스의 글쓰기 판을 부수고자 하는, 모든 가능성의 경험을 세계로부터 몰아내고자 한다. 248-9
그러나 잠재성의 문제가 인간 존재의 영역에서 추방되자마자 그것은 신에게서 다시 나타난다. 이것이 알 가잘리가 『철학자들의 자기 파괴』에서 Asharites의 입장을 지지한 이유이다. 알 가 잘리는 『종교적 학문의 부활』서두에서 신성한 잠재성을 옹호한다. 종이? 잉크-- 펜? 손? 잠재성(의지)의 흥미로운 계열을 보자.
"신의 빛으로 계몽된 자는 검은 잉크에 담긴 종이 한 장을 보고 묻는다. 너[종이]는 한때 흰 것이었는데 어떻게 검은 표시들로 뒤덮여 있는가? 종이가 답한다. "너는 나에게 공정하 지 못한데, 이는 내가 내 얼굴을 검게 만든 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유 없이 단지 에서 나와서 나에게 엎질러진 잉크에게 물어보자. 그래서 그 사람은 잉크에게 설명을 청했 다. .......
그런데 이 잠재성은 그에게 의지를 지시했고, 의지는 그에게 학문을 지시했고, 원인에서 원 인으로 옮아가던 그 계몽된 자는 결국 신성한 잠재성의 꿰뚫을 수 없는 베일에 이르렀는데, 그것으로부터 무시무시한 목소리가 천둥처럼 울렸다. 그 사람은 그가 행한 것의 이유를 신에게 묻지 않으며 너의 행위를 위한 이유를 물을 요구를 받을 것이다." (249)
아감벤은 이슬람적 숙명론5)이 체념의 태도가 아니라 신성한 기적들의 부단한 작용에 대한 (투명한) 믿음에 바탕을 둔다고 본다. 수니파 신학자들motekallemim은 가능성의 범주를 전 적으로 부정한다. 인간적 잠재성은 근거를 상실하고, 오로지 신성한 손의 설명할 수 없는 운 동이 있을 뿐이며, 그것은 예측할 수 없다. 팔라시파는 이런 신성한 손의 절대적인 탈 양태화 에 맞서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유산에 충실하고자 한다. 철학은 잠재성에 대한 확고한 확신이자 가능한 것 자체의 경험을 구성함에 바탕을 둔다. 철학이 고수하고자 하는 것은 사고가 아니라 사고할 수 있는 잠재성, 글쓰기가 아니라 흰 종이이다.

5. 잠재성은 사고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 까닭은 만약 잠재성이 항상 어떤 것을 하거나 어떤 것이 되는 것일 뿐이라면, 그것을 잠재성 같은 것으로 경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곧 그 것은 (메가라 학파가 주장하듯이) 오로지 실현된 현실성으로 존재할 것이고 잠재성 자체의 경 험은 항상 잠재성이 (어떤 것을 하거나 어떤 것을 사고하는 것처럼) ~하지/이지 않을 잠재성 일 때에만, 글쓰기 판이 그것 위에 씌어지지 않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여기에서 난점이 생기 는데, 어떻게 사고하지 않을 잠재성을 사고하는 것이 가능한가? 사고하지 않을 잠재성이 현실성으로 이행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만약 사고의 본성이 잠재적인 것이라면 그것은 무엇을 생각할 것인가? 『형이상학』람다 편에서 신성한 정신을 논하면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런 아포리아에 마주친 다.
"(......) 만약 사고가 아무 것도 사고하지 않는다면 왜 그것이 존중할만 한가? 그것은 잠 자는 사람과 같을 것이다. 만약 사고가 현실적으로 어떤 것을 사고한다면, 그것은 이 사물 에 예속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의 존재가 현실성이 아니라 잠재성일 것이기 때문이다. 각 경우에 (사고의 본성이 잠재적 정신nous이거나 현실적인 사고no?sis이거나) 그것은 무엇 을 사고하는가? 자기 자신을 사고하거나 자신과 다른 것을 사고할 것이다. 그것은 가장 신성한, 가장 영예로운 것을 사고하고 변하지 않는다. 만약 사고가 사고 작 용이 아니고 사고하는 잠재성이라면 그것의 사고 작용의 연속성이 그것을 피로하게 함이 따 라올 것이다. (......) 따라서 사고는 그것이모든 것들 가운데 가장 탁월한 것이라면, 자기 자신을 사고하고 사고는 사고작용에 대한 사고이다."(1047 b 15-35)
이때의 아포리아는 최고의 사고는 무를 사고하는 것도 아니고 아무 것도 사고하지 않는 것 도 아니고 어떤 것을 사고하는 것도 아니며, 잠재적인 것으로 머무르는 것도 아니고, 현실적 인 것도 아니며, 글 쓰는 것도 쓰지 않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아포 리아를 벗어나기 위해서 자기 자신을 사고하는 사고라는 유명한 관념, 무를 사고하는 것과 어떤 것을 사고하는 것 간의, 잠재성과 현실성 간의 중용에 해당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사고하는 사고는 대상을 사고하는 것, 그렇다고 무를 사고하는 것도 아니다. 사 고는 (사고하는 것이자 사고하지 않는 것인) 순수한 잠재성을 사고한다. 자신의 고유한 잠재 성을 사고하는 것은 가장 신성하고 은총이 넘치는 것이다. (250-1)
그런데 이런 아포리아는 그것이 해소되자마자 되돌아온다. 자기 자신을 사고하는 것을 사고 하는 잠재성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실제로 (현실성에서) 순수한 잠재성을 사고하는 것이 어 떻게 가능한가? 어떻게 아무 것도 씌어지지 않은 글쓰기 판이 그것 자체를 뒤집어서 스스로 를 새길impress itself 수 있는가? (251)알베르투스 마그누스는 『영혼론』의 주석에서 자기 자신을 사고하는 사고, 백지tabula rasa의 수수께끼를 성찰하면서 이런 질문을 성찰한다. 그는 자신이 아베로에스와 전적으로 의견이 일치한다고 하는데, 아베로에스는 잠재적 지성에 최대의 특권을 부여하고 그것을 모든 인간 존재에 공통된 단일한 실체로 본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지성 자체가 가지적intelligible이라는 명제는 어떤 대상이더라도 가지적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잠 재적 지성은 사물이 아니다. 그것은 그것을 통해서 한 사물이 이해되는 intentio와 다를 바 없다. 그것은 인식된 대상이 아니라 순전히 순수한 인식가능성이고 수용성pura receptibilitas 이다. 알베르투스는 (비트겐슈타인의 메타 언어의 불가능성에 관한 주장을 예견하듯이) 가지 성이 그것 자체를 파악하는 것은 그것을 메타 지성과 대상-지성으로 분할함으로써 사물화 되는 것일 수 없다. 사고의 글쓰기는 (부드러운 밀랍을 스치기graze위해서 펜을 움직이는 낯선 손의 글쓰기가 아니라) 오히려 사고의 잠재성이 그것 자체로 순수한 수용성으로 되돌 아가는 것, 이를테면 그것의 고유한 느낌을 느끼는 것이다. 알베르투스는 글자들이 그것들 자체로, 글쓰기 판에 자기 자신을 쓰는 것과 같다et hoc simile est, sicut si diceremus quod litterae scribent seipsais in tabula. (251)

6. 세가지 대표적인 유일신 종교들은 세계가 무로부터 창조되었다고 주장한다.

기독교 신학 자들은 창조(무로부터의 작업operari ex nihilo)를 장인의 기술(facere de materia)에 대립시 킨다. 신이 세계를 무로부터 창조했다는 것이 불가능하다(nihil ex nihilo fit)고 주장하는 철 학자들의 견해에 맞서는 랍비들과 수니파 신학자들motekallemim의 논쟁이 있다. 이때 본질적인 것은 질료 같은 것(잠재적인 것)이 신보다 앞서서 존재한다는 관념에 대한 논박이다. 그런데 "무로부터 창조함"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 문제를 검토해보면 모든 것 이 뒤얽힌다. 그 어떠한 것도 어떤 것을 닮기 시작할 수 없다 (그것이 특수한 종류의 어떤 것이라고 할지라도).
마이모니데스(『혼란에 빠진 자들을 위한 입문서』에서 무로부터의 창조의 진리를 논증하는데) 는 귄위 있는 midrash Pirke Rabbi Elizer 로 알려진 구절을 "창조의 질료 같은 어떤 것의 존재를 상정하는 신학자와 과학자의 신념을 뒤흔들만한 것이라고 본다. "무엇으로부터 하늘 들이 창조되었는가? 신은 그의 옷에서 빛을 꺼내어서 그것을 종이처럼 펼친다.6) 게다가 수 피교도들에 따르면 코란에 신이 피조물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우리는 네가 무(하나의 무)일 때 너를 창조했다." 이 구절에서 이 무는 순수한 무가 아니다. 왜냐하면 신은 이미 창조행위 에서 무에게 향해서 "존재하라!"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252)
유대, 이슬람, 기독교 신학자들이 무로부터의 창조를 정식화할 때, 신플라톤주의는 이미 그 것의 최고원리를 모든 사물들이 비롯되는 무로 파악했다. 신 플라톤주의자들은 두 가지 무 를 구별--존재들을 위로부터 초월하는 것, 존재들을 밑으로부터 초과하는 것?하는 것처럼 두 종류의 질료들--물질적인 것과 비물질적인 것, 지성적인인 존재들의 어두운 배경과 영속 적인 배경?을 구별한다. 그리고 카발라주의자, 신비주의자는 이런 주장을 극단화한다. 모든 창조가 진행되는 무는 신 자체이다. 신성한 존재(지고한 존재)는 존재자들의 무이고, 이 무 로 하강함으로써 신은 세계를 창조할 수 있다. 스코투스 에리우게나는 『자연의 구별에 관 하여De divisione naturae』에서 "지구/대지는 형태가 없고 공허하고, 어둠은 심층적인 것의얼굴에 있다."라는 구절에 대해서 신의 정신 안에서 영원하게 만들어지는 존재자들의 원초